山 山 山2009. 8. 19. 04:57
그동안 혼자 다닌다고 불만이더니, 지난 주중에 뜬금없이 토요일 혼자 산행가겠다고 합니다.

 

아내는 한달에 한번 두번째 토, 일요일을 쉽니다.

 

아내는 여행을 참 좋아하는 데,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같이 어디 간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득 밀려 옵니다.

 

가까운 곳이라도 같이 여행하며 추억을 만들어 보기로 작정합니다.

 

조금 신경써면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에 다니면서 휴양림쪽으로 가게되면 그림같이 지어 놓은 산장을 보며 가족들과 언제 같이 한번

휴양림에서 며칠 묵으며 쉬어봤으면 하는 맘을 늘 가지고 있던터라, 출근해서 바로 휴양림 예약사이트 접속해서 토요일 예약 가능한 곳이 있나 확인해 봤더니...

 

매월 1일 예약시간이면 수초내에 예약이 완료되고 심지어는 동시순간 과다접속으로 서버 다운도 심심찮게 일어난다던데, 있을리가 없지요.

 

역시 토요일은 예약 가능한 곳이 한곳도 없습니다.

 

그럼, 금요일 가능한 곳은 없을까 다시 검색해보니, 몇군데 있군요.

 

그중에 청도 운문산 자연휴양림의 7평짜리 가지산장으로 예약해 둡니다.

 

퇴근해서 금요일 저녁 조금 빨리 퇴근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미리 산행준비 모두 마쳐놓고 먼저 퇴근하여 기다리고 있노라니 업무가 바쁘다보니 늦게사 퇴근하여 옵니다.

 

저녁 7시에 집을 출발합니다.

 

나같은 눔도 짝지라고, 같이 어디간다고 들뜨서 기뻐하는 걸 보니 좀 쑥스럽고 안스럽습니다.

 

둘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어두운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서울산 IC를 빠져 나갑니다.

 

언양시내에서 밀양방향으로 달리다 석남사 못미쳐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전, 가로등 하나없어 어둡고 꼬불꼬불한 길을 올라가다보니 운문령, 이제부터는 내리막입니다.

 

어두워서 주위가 잘 안보이고 길이 너무 꼬불꼬불하여 좀 위험스럽군요.

 

조심스럽게 내려가다보니 도로 양쪽에 휴게소가 보이고 좌우를 살피며 가다보니 잠시후 왼쪽에 휴양림이 보입니다.

 

정문옆에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체크인하고 예약해둔 산장 배정받고 들어가 여장을 풉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시설 좋군요.

 

기름보일러에 샤워시설, 취사도구, 침구까지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밥하고 참치찌개 만듭니다.

 

밥이 익는 동안 햄 구워서 둘이서 쐬주 일잔 합니다.

 

숲속 산장에서 둘이서 다정스런 분위기로 마시는 쐬주의 맛.

 

뭐라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감동입니다.

 

분위기와 쐬주에 취하는 사이 밥이 다 되었습니다.

 

출출한 속을 채우고, 이불펴고 뜨뜻한 방에 누우니 부러울 게 하나도 없습니다.

 

아침 6시 기상해보니 아내는 아직 잠에 빠져 있습니다.

 

깨지않게 살짝일어나서 조심스럽게 엊저녁 설거지하고 아침밥 준비합니다.

 

오늘 산행중 먹을 도시락까지 모두 준비해놓고 세수하고 밖을 나가보니 싸한 산중 차가운 공기가 상쾌합니다.

 

현재는 낙엽만 뒹굴고 있지만 얼마후면 신록이 우거 지겠지요.

 

가족들 모두 데리고 다시한번 오고 싶어 질것 같습니다.

 

잠시후 아내도 일어 나서 세수하고 둘이서 아침식사후 오늘 산행을 위해 배낭을 다시 꾸립니다.

 

오늘은 아내를 위해 포터가 되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필요한 장비중 80%는 내배낭에 20%는 아내배낭에 넣고 매기쉽게 정비하여 꾸립니다.

 

 

자고있는 관리사무소 직원을 깨워서 체크아웃하고 휴양림을 출발하여 석남사로 갑니다.

 

10여분후 석남사 버스종점 주차장에 도착하여 파킹합니다.(全日 주차요금 2,000원)

 

노점에서 밀감 몇개사서 배낭에 넣고는 08시에 산행시작합니다.

 

 

올라가는 길이 완만하고 정겹습니다.

 

 

쉬엄쉬엄 주위를 즐기며 올라가다보니 조금 가팔라 지네요.

 

산이 참 좋다고 얘기하며 천천히 올라가다보니 매점이 나옵니다.

 

 

매점앞 의자에서 조금 쉬고 있노라니 주인양반이 올라와 문을 엽니다.

 

물이 나오지 않는 위치라서 석남터널쪽에서 매일 한,두말씩 지고 올라와서 장사를 하신다고 하는군요.

 

칡차한잔 사서 나눠먹고 다시 출발.

 

한동안 편안한 길이 계속되더니 턱하니 급경사의 진흙길이 앞에 나타납니다.

 

 

얼었던 눈이 녹으니 길이 진창이 되어 나무로 만들어 둔 계단은 오히려 질고 미끄러워 못올라가겠고 계단 옆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갑니다.

 

 

한참을 낑낑대며 올라갔더니 중봉 입니다.(표지판은 없고 이정표만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밀양재까지는 내리막이지요.

 

약 5분후 밀양재 도착.

 

다시 길은 가팔라집니다.

 

그러나 이 오르막만 올라가면 가지산 정상입니다.

 

천천히 쉬엄쉬엄 올라가다보니 가지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한장 찍습니다.

 

옆에서 쉬고 계시는 등산객에게 부탁하여 둘이서 같이 한장찍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 주신 분이 말을 걸어와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보니 아내의 국민학교 후배로 밝혀집니다.

 

인연이란, 참 묘하군요.

 

얼마전에는 호박소휴계소를 출발하여 다시 원점회귀 산행을 하였던 터라, 이번에는 쌀바위쪽으로 하산방향을 잡았습니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잠시 조망한후 다시출발합니다.

 

내려오는 북쪽사면길은 아직 얼음이 덜 녹아 억수로 미끄럽습니다.

 

스틱을 의지하여 조심스럽게 내려 옵니다.

 

내려오다 아내가 미끄러집니다.

 

놀라서 급히 다친 곳 없나 살펴봤더니 다행히 부상은 없는 모양이라 안도합니다.

 

미끄러졌다 일어나면서 하산길 어려운 곳으로 잡았다고 신경질을 마구 부립니다.

 

웃을 수 밖에 없군요.

 

가장 난이도가 낮은 길인데.....

 

달래서 다시 출발합니다.

 

잠시후 헬기장 도착.

 

쉬면서 식사하고 계시던 울산서 오신 산객님들과 잠시얘기후 출발.

 

잠시후 쌀바위 도착합니다.

 

 

웅장하군요.

 

기념사진찍고, 준비해간 도시락과 재첩국 데워서 식사합니다.

 

 

산위에서 먹는 재첩국 맛, 정말 맛있군요.

 

식사후 매점에서 커피한잔씩 사 마시고 출발합니다.

 

임도를 따라 편한 걸음 하다보니 잠시후 또다른 헬기장 도착합니다.

 

잠시후 임도와 상운산쪽 갈림길.

 

상운산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10분쯤 오르다보니 상운산 정상이군요.

 

역시 조망이 훌륭합니다.

 

잠시가다보니 귀바위입니다.

 

무척 위험하군요.

 

내려가는 길은 귀바위뒤쪽으로 돌아서 내려 가게 되어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도 옆으로는 낭떠러지고 무척 위험합니다.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니 조금 나은 길이 나타납니다.

 

20분정도 내려오니 임도와 만나게 됩니다.

 

임도에서 다시 지름길을 택합니다.

 

무척 가파릅니다.

 

무릎이 안좋은 아내는 고역인 모양입니다.

 

스틱을 사용하여 내려가는 방법을 몇번이나 일러주면서 조심조심 내려옵니다.

 

다시 임도가 나타나고 거기서 다시 지름길을 택합니다.

 

40분정도 내려오니 석남사이군요.

 

스틱 접어서 배낭에 부착하고 복장 여미고 경내로 들어가 부처님께 참배 하고 나옵니다.

 

 

국도옆 석남사 입구까지는 10분정도 걸리는 군요.

 

주차장 옆 노점에서 미나리와 고사리를 구입하고 차량회수합니다.

 

배낭 벗어 뒷자리에 넣고 나니 무거웠던지(25키로정도) 어깨가 뻐근하고, 하루종일 스틱사용하며 다녔더니 손목도 좀 아픕니다.

 

돌아오면서 가지산 유황탄산온천으로 가서 피곤한 몸을 온천욕으로 좀 풀고, 언양시장에 들러 유명한 소머리국밥으로 저녁을 먹고 고속도로를 달려 돌아왔습니다.

 

차안에서 아내의 눈빛이 다정스러운 걸 느낍니다.

 

도착하니 저녁 7시쯤 되는군요.

 

24시간만에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막내가 반겨줍니다.

 

같이 갔으면 좋았을 건데, 벌써부터 공부에 지쳐 피곤을 못풀어 잠 더 잔다고 안 따라간 게 맘에 걸립니다.

 

또다른 모임이 있어 빨래할 것만 챙겨두고 바로 다시 집을 나섭니다..

 

모임마치고 돌아 와서 피곤한 몸을 흙침대에 뉘이고 둘이 막내의 발마사지를 간지러워하며 받고는 잠자리에 듭니다.

 

일어나니 6시군요.

 

며칠전에 영덕게 사다놓은 게 생각나서 살만 발라가지고 섞어서 김치 볶음밥 만들어 놓고는 토요일 처리 못한 일 처리하러 살짝 집을 나와 출근했습니다.

 

몸은 피곤하고 힘은 들었지만 모처럼만의 둘만의 여행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번 산행은 부산일보의 "산&산"에 게재된 산행기를 참고하였습니다.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