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09. 8. 19. 04:51
기간 : 2006년 2월 24일 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

 

인원 : 단독

 

산행코스
1일째
화엄사 - 국수등 - 중재 - 코재 - 눈썹바위 - 무넹기 -노고단대피소(7KM, 1박)
2일째
노고단대피소 - 돼지령 - 임걸령 - 노루목 - 삼도봉 - 화개재 - 토끼봉 - 총각샘 - 명선봉 - 연하천대피소 - 형제봉 - 벽소령대피소 - 바른재 -덕평봉 - 망바위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대피소(20.4 KM, 1박)
3일째
세석대피소 - 촛대봉 - 삼신봉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통천문 - 천왕봉 - 천왕샘 -법계사 - 로타리대피소 - 망바위 - 칼바위 - 중산리매표소(10.5 KM)
총거리 37.9 KM

 

먼저, 다들 다녀오신 곳을 뒤늦게 갔다와서 새삼스럽게 산행기를 올린다는 게 썩 내키지는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선답자들의 산행후기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보잘것 없는 산행기 일지라도 뒤에 오르시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맘에서 글을 씁니다.

 

살다보면 누구나가 힘들고 지칠 때가 있게 마련이겠지만, 요즘들어 나도 뭔가가 내자신에게 불만스럽고 일상이 지겨웠습니다.
어떤 분은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른다고 말씀을 하시지만, 저는 돌아오기 위하여 떠났습니다.

어쩌면, 산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고 체력적으로도 그리 강인한 사람이 아니기에 조금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힘든만큼 얻는 것도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갔다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산을 다니기 시작한 후로 지리산 종주는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기에, 틈틈이 인터넷이나 책을 통하여 자료도 수집하고 머리속으로 코스도 몇번이나 그려보곤 했었지요.


조사를 하다보니 어렴풋이 계획이 새워졌습니다.
머리속으로 생각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확립해놓고 시기를 보고있었습니다만, 3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예방을 위하여 지리산 주능선종주를 통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해서, 망설임없이 갔다오기로 결정하곤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코스는 천성이 쉽고 편한 건 못하는 성미인지라 전통적인 종주코스인 화엄사에서 출발하여 유평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하였습니다.

 

2월 24일 아침, 준비해둔 배낭매고 집을 나섭니다.
혼자 가다보니 이것 저것 꼭 필요한 물품만 챙겼는데도 배낭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벌써부터 배낭이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습니다.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는 화엄사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곤양터미널, 하동터미널, 화개장터, 구례터미널을 거쳐 화엄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 15분이군요.

하동터미널에서는 약간 정차후 출발 하는데, 터미널입구에 할머니 세분이 재첩국을 팔고 계시길래 노점에서 한그릇 사 먹었습니다.(가격 2,000원)

전일 좀 마시고 아침에 식사도 제대로 안하고 나온터라 먹고 났더니 속이 개운 해지더군요.


 
화엄사 주차장 앞에 있는 탐방안내소에서 안내책자 1부 얻어 가지고는 바로 출발합니다.

 


화엄사로 올라가는 길목은 깨끗하게 아주 잘꾸며져 있군요.

 


매표소에서 국립공원 입장료 지불하고는 조금더 올라가니 화엄사입니다.

 


절앞에 계시던 스님께 부탁하여 입구에서 기념사진 한장찍었습니다.

 


들어가서 부처님께 절 올리고 나옵니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머물며 사찰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입구옆의 다원에서 맑은 차도 한잔하고 싶었습니다만 갈길이 멀고 마음이 바빠서 그냥 올라가기로 합니다.

 


날씨가 아주 따뜻하여 윈드스톱퍼 쟈켓은 벗어 배낭에 걸고 티셔츠 차림으로 사진한장 다시 찍고 화엄사계곡을 걸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시멘트와 돌로 조성해놓은 게 조금 그렇습니다만, 무성한 산죽군락사이로 난 길이 아주 정겹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계곡 사이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수려한 경치가 지친 마음를 달래줍니다.

 


쉬엄쉬엄 올라가다보니 이내 나타나는 너덜길.
제가 별로 좋아하지않는 돌밭길입니다.
무릎보호대를 미처 준비해 오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립니다만, 지금와서는 어쩔 수없고 참고 갈수 밖에 없군요.

 


조금 올라가다보니 연기암 입구입니다.
들렀다 가고싶지만 그러기엔 마음이 조급합니다.
입구에서 사진만 한장찍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인공으로 조성해놓은듯한 바위계단을 올라가기가 너무 힘듭니다.
참고 천천히 올라갑니다.
몇번을 쉬며 올라가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쉬는 것도 규칙적으로 해야된다는 건 아는데, 맘뿐이지 뜻대로 안되는군요.

 


코재만 오르기가 힘드는 줄 알았더니 국수등 과 중재도 만만치 않습니다.
내려오시는 분들이 조금더가면 진짜 가파른 길이 나온다고 겁을 주시며 내려가십니다.
솔직이 때려치우고 되돌아 내려가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꾹참고 올라갑니다.
눈썹바위가 나타납니다.

 


정말 눈썹처럼 생겼군요.
좀 쉬며 한숨돌리고 다시 올라갑니다.
힘들어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체력이 약한 게 바로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코가 땅에 닿는다고 해서 코재.
배낭무게로 뒤에서 누가 잡아 끄는 것 같고, 도저히 그냥은 못올라가겠습니다.
배낭에서 준비해온 스틱 두개를 꺼집어 내어 양손에 쥐고 스틱에 의지해 몸을 끌고 올라가다시피 올라갑니다.
기진 맥진 할 즈음 나타난 무넹기.
반갑군요.
성삼재까지 차로 올라와 널널하게 노고단으로 오르는 분들을 보니 아주 쬐끔 안타까워 집니다.
노고단대피소까지 기다시피 올라가서야 주변 경치를 조망합니다.

 


확터인 전망이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몸을 달래주는 군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뒀던터라 주의사항 전달받고 조금 좋은 자리로 배정받았습니다.
숙박 7,000원, 침낭대여료 2,000원, 모포 1,000원
취사장에서 늦은 점심을 해먹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니 조금 살 것 같습니다.
아까의 탈진 비슷한 상태도 제때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때문이기도 한듯 합니다.
노고단대피소는 대피소 시설로는 아주 잘 돼어 있습니다.
물도 풍부하고 무공해세제까지 비치되어 있습니다.
내일을 대비해서 조금 이른 저녁을 해먹고는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일어나니 5시군요.
용변해결하고, 물티슈로 대충 세면을 합니다.
참고로 국립공원에서는 치약을 포함하여 세제는 절대 사용 금지입니다.
여기서 대피소 직원에게서 들은 팁한가지.
우려먹고 남은 티백으로 이빨을 닦으면 치약만큼이나 개운하답니다.
식욕은 별로 나지 않습니다만 오늘 산행을 대비하여 햇반 데우고 일회용 국 끓여서 억지로 속에 집어 넣습니다.
침구 반납하고 배낭 다시 꾸려서 7시에 노고단대피소를 출발합니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데 벌써 힘듭니다.
노고단 정상 돌탑앞에서 인천에서 오셨다는 아까씨에게 부탁하여 사진한장 찍었습니다만, 포카스가 흔들렸군요.

 


너무 길면 읽기 힘드실테니 여기서 한번 끊습니다.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