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09. 8. 19. 04:47

큰행사도 그럭저럭 마무리했고, 며칠전 부터 같이 안 놀아 준다고 투덜대는 마눌님을 위해서 어디 적당히 같이 갈 데가 없나하고 찾다보니 가지산이 생각난다.

 

급하게 이리저리 자료도 찾아보고 산행기도 읽고 하다모니 국제신문 근교산팀의 산행기가 가장 적당한 예인 것 같다.

 

기사원문 ->국제신문근교산팀의 답사기

 

해서 별로 좋은 컨디션은 아니지만 마눌님을 위해서 같이 갈려고 준비해 놓고 감기약 한첩 먹고는 자고 일어났더니 감기가 심해서 도저히 못가겠단다.

 

나도 별로 좋은 컨디션은 아니지만, 맘먹은 터라 그냥 혼자서 다녀오기로하고(언제는 혼자 안다녔나?) 집을 나선다.

 

이번코스는 원점회귀코스라 주차해두고 올라갔다 하산해서 타고오면 되므로 내차로 가기로 한다.

 

오전 7시 30분 출발

 

서울산 IC에서 내려 언양으로 방향잡고 답사기에 나온 용수골휴게소를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없다.

 

참 난처하다.

 

석남사지나 석남터널 통과 후 길가 노점상 아주머니에게 여쭤보니 대충 위치를 가르쳐 준다.

 

근데 정작 도착해보니 지형지물도 답사기와 비슷하고 아까 아주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위치와도 맞는 데, 이름이 용수골 휴계소가 아니고 호박소 휴계소다.

 

주차비 받으러 온 총각에게 확인해 보니 어쨌던 내가 찾는 곳이 맞는 것 같아 올라가 보기로 한다.

 

내생각에 계곡이름은 용수계곡인데, 휴계소 명칭은 호박소 휴계소인 것 같다.

 

호박소 휴계소 전경(답사기에 따르면 용수골 휴계소)

 

산행들머리는 전면에 보이는 건물 뒤쪽에 야외 화장실이 있는 데, 그 오른쪽으로 시작된다.

 

무지춥다.

 

그런데 이추운날씨에 젊은 분들 몇분이 텐트를 쳐놓고 그안에서 야영하며 식사를 하고 있다.

텐트안에서 우모복을 입고 있는 걸 보니 춥긴 추운 모양.

 

내나 저사람들이나 왜 사서 고생들을 하는 건지.^^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다리

 

다리를 건너 오른쪽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올라가다보니 낙엽도 쌓여있고 개울도 얼어있고 겨울의 정취가 보통이 아니다.

 

빛바랜 시그널따라 계속 올라간다.

 

이제 슬슬 땀도 좀 나고 걸을만 해진다.

 

조금 올라가다보니 나지막한 산죽 군락.

 

 

헤치고 계속 올라가니 앞을 가로막는 너덜지대.

 

 

내가 제일 걷기 싫은 바위길을 30분정도 올라가니 내키보다 크게자란 산죽 군락

 

 

산죽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드디어 하늘이 훤히 열리면서 정상도 보이고 석남터널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약 2시간 걷는 동안 산행초입에 두서너분하고 내려오는 등산객 한분밖에 못 만났는 데, 이제 멀리서나마 사람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니 반갑다.^^

 

 

잠시올라가다보니 밀양고개.

 

석남터널쪽에서 단체 등산객들이 많이 올라 오시고있다.

 

 

올라서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무지 춥다.

장난 아닌 게 또 있다.

주위의 경치가 장엄하다.

인간이 자연앞에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를 또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억수로 추워하는 게 표정에 나타나지요?

 

쟈켓여미고 콧물 훌쩍이며 올라간다.

 

올라가다 다른 분들에게 부탁해서 사진 한장찍고 정상으로 향했다.

 

11시 50분 정상도착.

 

 

폼잡고 서있지만 사실은 바람도 많이 불고 억수로 추웠음.

 

 

정상 바로 밑에서 준비해간 뜨끈뜨끈한 다시물에 미소 풀어 국 만들고 중식.

밥이 입으로 들어 가는 지 코로 들어 가는 지 모르겠다.

손끝은 무지 시리고.

허둥지둥 묵고는 하산시작

 

이런 그런데 조금 내려오니 바람이 막혀서 포근하다.

조금 더 내려와서 먹을 걸...

 

능선을 걸으면서 보니 녹지않은 눈천지다.

어떤 구간은 얼어붙어서 무척 미끄러워 조심조심 걸었다.

 

이 눈은 내년 봄이나 돼야 녹겠지요.

 

하늘에 떠있는 듯 하지요.?

 

내려오다 전망바위부근에서 부부산행팀과 조우 사진 한장 찍어 달랬다.

근데 이분들은 나중에 내려오며 다시만나 주차해 뒀던 곳 까지 모셔다 드렸다.

 

위사진을 찍었던 전망바위를 조금 내려와 찍은 사진. 깍아지른 절벽이다.

 

내려 오면서 만난 이정표.

산행기나 지도를 의존하여 혼자 다니는 나는 가고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럴때 만나는 이정표 뫄 빛바랜 시그널등은  무엇보다 반갑다.

빛바랜 시그널을 볼 때마다 선답자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절로 든다.

 

우스운 이야기 하나.

국제신문 산행기 대로 산행을 하는 데, 정작 시그널은 부산일보 산&산 팀 거를 더많이 봤다.

부착방향을 봐서 내가 걸은 방향과 반대방향의 답사이었는 듯 하다.

국제신문 근교산 팀의 시그널은 매번 느끼는 거지만 꼭 있어야 만 할 장소에만 걸려 있는 게, 아주 절제 돼있는 듯하다.

달리 말하면 좀 얄미울 정도로 아끼는 것 같고, 부산일보 산&산 팀의 시그널은 좀 남발한 듯한 인상.

고맙기야 나로서는 많이 달아놓은 쪽이지만,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자연보호, 관찰심 향상등을 고려한 듯한 절제된 시그널 부착이 보다 프로페셔널한 것 같다.

 

이 갈림길에서는 제일관광농원쪽으로 내려간다.

(호박소 휴계소가 제일관광농원 소유인 듯...)

 

여기서 호박소 방향으로 내려간다.

 

 

내려오며 보니 낙엽이 푸근하다.

피곤해서 한숨 자고 갔으면 좋겠다.

 

 

거의 다내려 와 있는구룡 폭포

여름에 수량이 많으면 볼만 하겠다.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5분거리

 

14시 00분 주차장 도착

 

주차장에서 차량회수하여 부산으로 다시 출발

 

내려오면서 너무 피곤하여 졸다 오다를 반복했다.

 

내가 봐도 차가 술마신 것 처럼 삐뚤삐뚤 달리는 것 같았다.

 

부산도착 15시 18분.

 

등산복 세탁기에 넣어 돌리며 샤워하고 컴터앞에 앉음.

 

 

 

 

가지산 정상을 올라가는 코스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늘 내가 다녀온 코스는 짧은 시간에 큰힘들이지않고 가지산 정상을 밟고 싶은 분에게 추천 드릴만한 것 같다.

 

다음에는 조금 난코스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근데 머리가 찌끈찌끈 한 게 별론데...

 

낼아침에 감기 더 심해질까봐 쪼매 걱정된다.

 

잠은 푹 잘 것 같으니까 침대 온도 좀 올려 놓고 땀 한번 빼야겠다.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