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09. 8. 18. 21:57

오늘(2005년 10월 23일) 아침엔 승학산엘 다시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하단 동아대학에서 올라가기로 하였습니다.

 

나이에 걸맞지않게 부끄럼도 많이타고 여럿이 어울리는 걸 사실상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오늘아침엔 혼자서 홀가분하게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때론 혼자 있고 싶기도 한 것이 사람이지요.

예전에 군시절에 문서전령을 1년반정도 하였었는데, 그때도 혼자서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면서 들길따라 숲길따라 걷는 게 너무 자유롭고 좋았습니다.

어쩌다 신병이라도 인솔하게 되는 날은 귀찮고 싫고,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내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는 기분.... 그땐 그랬습니다.

지나가는 군용차량들이 태워준다고 해도 거절하고 걸으다녔으니 에고이스트적인 면이 내맘속에 있는 모양입니다.

 

오늘 산행의 또다른 목적은, 내가 아직 쓸모가 있나 테스트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결과에 따라서 앞으로 나홀로 산행계획도 세워보고 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가급적 차량이용은 최소화하고 최대한 많이 걸을 계획이었습니다.

또한 가급적 힘든 코스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산행구간은 동대입구에서 시작하여 범일동 안창마을까지 입니다.

 

먼저 도보로 그랑프라자 부근의 시내버스정류장으로 이동, 2번버스를 탔습니다.

가다보니 장림시장입구에 *미산산악회 정기산행버스가 대기하고 있더군요.

덕유산 간다던데 내려서 합류해서 가버릴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만, 꾹참고 가든길 계속 가기로 했습니다.

동대입구에서 하차하여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침식사를 하지않고 출발하였기때문에 어디서 요기를 하고 가야하는데, 횡단보도 건너니 김밥집이 있긴 합니다만 동대 정문옆에 있겠지 생각하고 그냥 올라갔더니 없습니다.

다시내려가기도 귀찮고 옆에 보니 편의점이 보입니다.

들어가서 주먹밥 두개(1200원) 사서 배낭에 넣고 출발합니다.

동대 정문을 통과하여 오른쪽으로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앞에서 경비아저씨가 느릿느릿 올라가고 계시는군요.
 

 

한참을 걸어 올라가다보니 학군단 사무실 건물이 보입니다.

왼쪽옆으로 올라가면 승학산으로 산행로가 열려있습니다.

 

 

학군단 사무실 왼쪽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갑니다.

 

 

100미터쯤 오르다보면 왼편으로 길이 나있습니다.

 

 

조금 가파른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작은 삼거리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약수터 가는 길이고(이쪽으로 약수터를 지나 계속가면 엄궁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되고 그쪽으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길이 정상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오른쪽 길로 올라갑니다.

 

 

무지 가파릅니다.

초입부터 할딱고개 입니다.

약 1시간 정도 헐떡이며 오르다보니 승학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정상이더군요.

 

배는 고픈데, 부끄러워서 남들 보이는 데서는 못먹겠고...

정상에서 약간 내려온 지점에 있는 헬기장근처 억새사이에서 사갖고온 주먹밥 두개 먹고 허기를 메웠습니다.

 

 

제철만난 억새가 너무 보기 좋습니다

 

.

하얀 억새꽃이 햇빛을 반사하여 반짝이는 모습이라니....

갑자기 행복해 집니다.

 

정상에서 부터 대신동 꽃마을로 내려가는 길이야 익히들 아시고 계실 것이고.

저는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오늘은 쉬운 길은 피하기로 작정 했기 때문에 억새밭 지나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일부러 가파른 산길을 오른뒤 내려갔습니다.

 

 

꽃마을에서 부터는 길을 모르기 때문에 대장님에게 전화하여 산행로 확인한 후 다시 엄광산쪽으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길을 잘 모르는 관계로 대장님이 가르쳐준 길은 놓치고 다른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한참을 더 걸었습니다만, 많이 걸을 생각이었기에 별로 불만은 없었습니다.

 

참고로 꽃마을에서 엄광산으로 넘어가는 길은 꽃마을 골프연습장을 통과하여 KT기지국쪽을 경유하는 길(시멘트 포장도로)과, 내원정사앞을 통과하여 산길로 오르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후자를 택하여 오르시기를 권합니다.

전자는 난이도는 별로 높지않으나 아기자기한 산행의 재미가 없습니다.

저는 내원정사앞까지 갔다가 길확인한다고 옆사람에게 물었더니 그렇게 가르쳐줘서 다시 뒤돌아나와 올랐습니다만 나중에 산행안내판을 보니 그렇게 되어 있더군요.

무슨놈의 산행안내 지도가 입구에는 없고 정상에 서있는 지.....

 

 

꽃동네에서 엄광산으로 오르는 길가에 피어 있던 억새

폰카도 꽤 괜찮은 화질을 보여주네요.

 

 

엄광산 정상 표지석

역시 폰카사진

 

 

뜬금없이 엄광산 정상입니다.
사실은 디카 메모리가 다차서 중간에는 촬영을 못하였습니다.
엄광산정상에서 지워도 되는 사진 몇장 지우고 메모리 확보하여 다시 촬영 시작했습니다.

 

 
나홀로 산행이라 사진찍어줄 사람이 없어 옆의 등산객에게 부탁했더니 어디 모자란 사람처럼 촬영 해줬군요.(이게 본래 모습인데, 내가 착각하고 살고 있는 건가?)
엄광산 정상 약간 밑에 고맙게도 노점이 있어 주린배를 오뎅3개(2천원)으로 약간 채웠습니다.
생수도 다마시고 없는데, 보충 할 곳이 없군요.
그냥 가기로 합니다.
 
여기서 산행코스를 약간 변경합니다.
노점 주인 얘기가 안창마을쪽보다는 대청공원쪽이 더 멀고 산세상 그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종주하는 게 되는 것이라하여 대청공원쪽으로 내려 가기로 합니다.
내려 오다보니 동의대나 안창마을쪽은 중간에서 내려가게 되어 있어 노점 주인 얘기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엄광산 정상에서 고개를 하나 넘으니 대신공원의 체육시설이 나옵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동대 구덕캠퍼스쪽으로 하산하게 됩니다.

여기서도 식수는 보충 못했습니다.

그냥 직진합니다.

 

 

고개를 2개 넘으니 구봉산 정상 입니다.

영도쪽을 바라보고 한컷 찍어 봤습니다.

 

 

다시 가파른 고개를 하나 넘으니 구봉 봉수대 입니다.

실제 봉수대는 없고 모형만 세워 뒀습니다.

 

 
구봉 봉수대에서 가야쪽을 쳐다보니 파란 가을 하늘이 너무 좋았습니다.


 

구봉 봉수대를 출발하여 내려오다보니 다시 체육공원이 나오고 갈림길이 나옵니다.

고맙게도 약수터가 있더군요.

마른목 축이고 생수병도 보충했습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꽃동산을 통과하여 대신공원쪽으로, 직진하면 대청공원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냥 직진하니대청공원입구이더군요.

버스노선도 마땅찮고, 어차피 오늘은 많이 걸으려고 마음먹었으니까 다시 아스팔트를 걸어서 구덕운동장지나 경남 상고 옆 버스정류장까지 갔습니다.

 

103번 버스 타고 종점에 내려 귀가.

 

오른쪽발에 약간 물집이 생기고 조금 피곤하긴해도 산하나정도 더 오를 에너지가 남아있는 걸 보니 아직은 쓸만한 모양입니다.

 

오늘밤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군요.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