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09. 8. 19. 07:28

 

요즘은 계절이 계절인지라 계곡을 주로 찾게 되는군요.

 

초복이었던 지난주 일요일엔 김해 평지마을 부근의 계곡으로 산행을 다녀왔지만, 아스팔트길을 따라 계곡까지 1시간 정도 걷고는 바로 계곡물가에 자리잡고 물놀이 하다 하산길에 부근의 유명한 백숙집에서 옻닭 먹고온 게 전부라 산행기를 작성할 만한 꺼리(?)도 없었고,,,

 

어제도 역시 계곡 산행을 다녀 왔습니다.

 

토요일 아내가 가보자고 했던 청도의 사리암을 다녀오기위해 부근의 산행지를 찾아봤더니 국제신문의 근교산 기사에 청도 지룡산 답사기를 발견하고는 읽어 봤더니 산행도 하고 사리암도 들를 수 있어 적당하게 생각되었습니다.

 

해서 같이 갈분들과 상의를 해서 다녀 오기로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다보니 교통편도 마땅찮고 산행로가 험하여 상당히 부담이 되었습니다.

 

특히 비라도 내리게 되면 아주 위험할 것 같아서, 그곳은 다음에 날씨 좋을 때 아내와 같이 승용차를 이용하여 가기로하고 천성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하고, 아침 9시에 온천장역에서 집결하여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눈을 뜨니 7시.

 

조금 늦었군요.

 

급히 아내 배낭과 내배낭을 꾸리고 준비를 해놓고는 아내를 깨웠더니 산행준비를 해주고는 집안일도 해야되고 좀 쉬고 싶다고 그냥 나혼자 다녀오랩니다.

 

그럼 이왕 일어났으니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달라고 사정을 하여 아내차로 지하철역으로 갑니다.

 

차안에서 요샌 산에갈 때마다 태워달랜다고 투덜투덜 합니다만, 정말  그렇군요. ㅎㅎ

 

지하철에 승차하고 출발할려는데, 아는 분 한분이 탑승합니다.

 

중간에서 또 한분이 타고 사가지고 오신 김밥 얻어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온천장역에 도착합니다.

 

늦을 것 같아 아침식사를 안하고 온터라 얻어먹는 김밥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늦지는 않았군요.

 

반가운 얼굴들 모두 조우하고는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정류장부근의 노점상에 물어봤더니 우리가 타고 가야할 버스노선이 폐지되었답니다.ㅠㅠ

 

미리알았더라면, 교통편을 확인해 올걸 그랬습니다.

 

급히 이면도로의 다른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다른 노선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여기서도 주변상점에 확인해보니, 이쪽으로 다니는 버스는 다닌답니다.

 

약 30분을 손해 봤습니다.

 

근데, 10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버스가 만원이라 도저히 탑승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버스를 이용해달라고 기사분이 사정을 하는군요.

 

할수없이 그냥 보내고 기다리고 있자니 그래도 다행히 뒤차가 얼마안있어 도착합니다.

 

비좁긴 마찬가지입니다만, 앞차보다는 그래도 조금 덜하군요.

 

겨우 승차하여 1시간여를 비좁은 버스에서 시달린 후, 오늘의 산행기점인 영산대 입구에 도착합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아래 지도에 표시한 대로 입니다.

 

산행시엔 인솔자가 인솔하는대로 걸었고, 경로는 산행후 기억을 되살려 작성했습니다.

 

산행지도를 작성하며 보니 천성선도 산역이 굉장히 넓고 산행로도 아주 다양합니다.

 

복장 추스리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언제나처럼 디카를 꺼내 촬영을 하려니....

 

이런, 메모리카드가 안들어 있답니다.

 

생각해보니 촬영한 사진 컴퓨터로 옯긴다고 리더기에 끼워놓고는 디카에 다시 넣어놓지를 않았군요.ㅠㅠ

 

 

초입부터 상당히 경사가 급합니다.

 

게다가 예보에는 비가 안온다고 했지만,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한줄기 내릴 것처럼 무덥고 습한 날씨이군요.

 

산행로는 물기를 머금어 미끄럽기는 하지만, 숲이 울창하여 맑은 날 산행을 해도 햇볕을 피해 걸을 수 있겠군요.

 

힘들게 올라가는 데,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는 것 같습니다.

 

초입에 깔딱고개를 거쳐야 되는 모양입니다.

 

쉬었다 올라가기를 반복하며 땅에 코를 쳐박듯이 올라가다보니 하늘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한템포 더 쉬고 힘을 내어 올라갔더니 임도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맑은날엔 조망이 아주 좋을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안개가 짙게 끼어 전혀 보이지를 않습니다.

 

땀으로 목욕하다시피 한터라 조금 땀을 식힌 후 이번엔 임도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조금 걷다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배낭은 커버씌워 빗물 들어가지않게 해놓고 우의 입고 땀에 젖으나 비를 맞으나 그게 그걸 거 같아 우의는 입지않고 비를 맞으며 그냥 걷습니다.

 

일단은 시원하군요.

 

가다보니 중간에 전망대가 나타납니다만, 역시 안개가 끼어 경치를 볼수가 없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니 갈림길이 나타나고 아이스박스에 빙과류를 가져다 팔고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납니다.

 

얼음과자 하나씩 사먹고는, 법수원 계곡쪽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어느듯 시각은 오후 1시를 지나고 슬슬 배가고파오기 시작합니다.

 

내려오는 길도 경사가 아주 급합니다.

 

조심 조심 내려오다보니 드디어 계곡을 만납니다.

 

햇볕내려쬐는 날씨엔 물놀이 하기 아주 좋을 것 같군요.

 

점심식사할 장소를 찾으며 내려오다보니 그럭저럭 비를 피할 장소를 발견합니다.

 

우산을 나무가지에 걸어 대충 비를 막도록 한 후, 취사를 시작합니다.

 

언제부인가 우리 일행은 산에서 해먹는 수제비에 맛이 들어 버려 점심은 수제비로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온 반지락, 멸치가루, 야채등을 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린 후 역시 준비해온 밀가루 반죽을 뜯어 넣습니다.

 

익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먹기 시작합니다.

 

산위에서 해먹는 수제비, 맛있군요.

 

아침을 김밥 몇개로 해결한 터라 더 맛있습니다.

 

꽤 많은 양인 것 같았지만 개눈 감추듯 해치워 버리고, 주변 청소 깨끗이 한후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조금 내려오니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고 산객들이 식사 및 반주를 즐기고 계신 게 보이고 아까 우리가 중식을 먹은 곳보다 멋진 장소가 더 많이 있군요.

 

계속 내려오는 데, 법수원 계곡의 비경이 나타나가 시작합니다.

 

이제사 이쪽으로 산행코스를 정한 인솔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흐르는 계곡 과 중간중간의 폭포가 감탄을 절로 자아냅니다.

 

깍아지른듯한 낭떠러지 폭포위로 설치해 놓은 시멘트다리를 건너 잠시 휴식을 취하는 데, 오늘 산행의 인솔자 분께서 오랜 산친구들과 조우 합니다.

 

즉석에서 자리잡고 그분들이 갖고오신 삼겹살을 구어 안주해서 소주 한잔하며 반가운 회포를 풉니다.

 

이제부턴 그분들과도 함께 내려 가기로 하고 복장 추스려 다시 하산 시작합니다.

 

다시 시멘트다리를 건너 내려오니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왼쪽길은 조금 덜 힘들고, 오른쪽길은 로프도 타야되고 꽤 험하다고 왼쪽길로 가자고 하는 걸 오른쪽길로 가자고 내가 우겨 오른쪽길로 내려옵니다.

 

역시 인솔자의 얘기대로 경사가 거의 직각에 가깝고 미끄럽고 아주 험하네요.

 

조심조심 내려오는 데 로프구간도 있고 위험한 구간이 중간중간 나타납니다.

 

비가와서 더욱 미끄럽고 위험한길을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 옵니다.

 

위험구간을 지나와서도 조금 덜하긴 하지만 미끄럽고 경사가 급합니다.

 

그래도 주변의 계곡 모습은 정말 아름 답습니다.

 

조금더 내려오니 이제는 계곡과 멀어지는군요.

 

조금 더 내려오니 철조망 쳐진부분을 절단해 놓은 갈림길입니다.

 

오른쪽 길을택해 조금 내려오니 원적암에 도착합니다.

 

발이 흙투성이라 법당에 들기는 죄송하여 대웅전 밖에서 합장 삼배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합니다.

 

이제부터는 포장도로입니다.

 

내려오다보니 돌마루 공원입니다.

 

가든식 식당인 듯 한데, 주변풍치에 어울리게 꾸며 놓았군요.

 

조금 더 내려오니 백동마을입니다.

 

위풍당당한 당산나무가 위엄있게 서있고 부근엔 당산제당도 지어져있군요.

 

안내판을 보니 수령이 무려 1,400년 이랍니다.

 

1,400년간이나 인간들의 흥망성쇄를 지켜봤을 걸 생각하니 절로 경외감이 듭니다.

 

나무그늘아래 자리잡고 남은 삼겹살 구어 주변 가게에서 사갖고온 소주로 하산주를 대신합니다.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종료합니다.

 

중간에 하차하여 한잔더하고 가자는 호의를 뿌리치고 노포동에서 내립니다만, 호의를 무시한 것 같아 미안하여 버스가 다시 출발할때까지 손흔들어 미안한 마음을 표시한후 길을 건너 지하철을 탑니다.

 

지하철 안에서 짖궂은 마음이 들어 지하철역까지 마중안나오면 차비가없어 역에서 노숙할 거라고 애교섞인 협박을 하여 아내가 마중나오게 합니다.

 

종점에서 하차하여 역사를 빠져나와 둘러보니 아내차가 안보입니다.

 

잠시후 때맞춰 도착한 마을버스에 올라 집으로 향하는데, 중간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역에 도착해보니 내가 안보이는데, 마을버스 지나가는 걸 봤다며 타고가고 있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억수로 야단치네요.ㅎㅎ

 

마을버스가 출발하고 조금 뒤 역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조금더 기다릴 걸 그랬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조금 있으니 아내가 뒤따라 들어오는군요.

 

야단 실컷 맞고, 샤워후 맛있게 차려놓은 저녁을 듭니다.

 

비가와서 조금 고생스럽긴 했지만 오늘 산행도 언제나처럼 자연의 정취를 흠뻑 맡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늘 산행 인솔하여 주신 안두원님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