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추석전에도 정기산행 답사를 겸하여 배냇골에서 신불산정상을 거쳐 임도로 간월산장쪽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했고, 며칠전에는 정기산행으로 배내재에서 간월산, 신불산 정상을 거쳐 배냇골까지 걸었었지만, 신불평원을 구경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었다.
그래서 다시 가보기로 했다.
한동안 아내와 같이 다니지 못해 미안함이 항상 가슴에 있었던 터라 아내와 둘이서 오붓하게 다녀오기로 하고 산행계획을 세웠다.
블로그에도 기록을 남겨 두었을 거로 기억하는데, 재작년 겨울엔가 통도사 부근의 지산리 쪽에서 영취산정상을 올라 신불평원을 거쳐 신불재에서 가천리로 내려왔던 적이 있었는 데, 이번에는 통도사 쪽에서 시작하여 올라가기로 했다.
길은 모르지만 얼마전에 만들어둔 GPS 수신기와 PDA를 활용하고 물어가면 될 것 같았다.
PDA에 등산지도 복사해 두는 것은 기본.
아침에 일어나니 피곤에 지친 아내가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깨워서 같이 가는 게 좋을 지, 좀 더 쉬게 하는 게 본인에게 좋을 지 약간 고민 되었지만 모처럼만에 같이 하기로 한 산행이고 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오면 건강에도 더 나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깨웠더니 피곤해 하면서도 일어나 준비를 한다.
준비를 마치고 조금은 늦은 9시경 집을 나서 아내차로 출발한다.
구포-양산 간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통도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경.
주차해 두고 GPS작동 시킨 다음 바로 산행 시작한다.
매표소에 입장료(1인당 2,000원) 지불하고 매표원 아가씨에게 기본적인 길을 문의한 후 통도사 경내로 들어서 걷기 시작한다.
산사내의 공기가 아주 청량하다.
게다가 오늘은 짝지하고 같이 걷고 있으니 마음도 가볍고 아주 즐겁다.
10분정도 편안하게 걸어올라가니 통도사가 보인다.
여기서 첫번째 실수.
통도사 경내를 거쳐 올라가야 되는 것을 왼쪽 차도로 빠져 버렸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보타암.
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계속되고 슬슬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기시작하는 데, 마침 앞에서 촌로 한분이 걸어 오시길래 길을 여쭈어 봤더니 잘못가고 있다고 다시 돌아 내려가야한단다.
할수없이 돌아 내려가는 데, 아무래도 조금 이상하던차 이번에는 앞에서 납자 한분이 걸어 오시길래 다시 물어 봤더니 계속올라가는 게 맞단다.
촌로가 어쩐지 조금 정신이 없어 보이더니 가르쳐 주신게 틀린 건 아니겠지만 무언가 조금 착각이 있으셨던 모양.
다시 돌아서서 걸어 올라간다.
10분정도를 걸으니 이정표가 나타나 확인하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다시 지루한 포장도로를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드디어 등산로 초입이 나타난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 등산 안내도도 거리 표시가 조금 잘못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일단 극락암쪽을 올라가다가 비로암 방향으로 길을 잡기로 한다.
산길인데도, 암자가 많고 불자들의 왕래가 빈번해서인 지 콩크리트 포장로가 계속된다.
경사가 완만하여 힘은 들지 않지만, 지나다니는 차량들의 배기가스와 일으키는 흙먼지로 조금은 언짢아진다.
한참을 계속되던 콩크리트 포장길이 끝나나 했더니 이번에는 역시 차량통행의 편으를 위해 깔아둔 듯한 자갈길이 나타나고 그로부터도 한참을 더 올라가니 드디어 본격적인 산길이 열린다.
여기서 두번째 실수.
딴에는 신경써서 걷고 있었지만 갈림길을 놓쳐버리고 힘든 백운암 쪽 길로 들어서 버렸다.
눈치챘을 때는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려서 할수없이 그냥 올라간다.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체력이 약한 아내가 염려스럽기도 하다.
길은 지금까지의 완만함에 대한 댓가인 듯 아주 급한 경사가 계속된다.
걸으며 보니 아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스럽다.
힘들게 올라가다보니 이정표가 나오는데, 거리가 아까봤던 등산안내도와는 달리 백운암까지 0.9KM, 정상까지 2.8KM로 기재되어있다.
오늘산행은 이래저래 많이 힘을 빼게 생겼다.
900m 거리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지쳐갈즈음 드디어 앞에 백운암이 보인다.
백운암에 닿기 조금전 길가에 핀 노란 코스모스가 우리를 반겨 주는 데, 너무 예쁘다.
깊은 산중에 자리잡은 암자가 평화롭다.
약수 한바가지를 마시며 보니 이제서야 같은 길을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이 몇분 보인다.
내심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조바심을 하던 차에 같이 올라가는 사람들을 발견하니 조금 용기도 생기고 힘이 난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지만 여기서 먹게되면 올라가기도 더욱 부담스러울 것 같아 약간의 휴식후 바로 출발한다.
역시 길은 급경사로 계속되어 오르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도 PDA의 지도를 확인하니 30분정도를 오르면 최소한 능선에는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힘내라고 격려해가며 힘들게 올라간다.
한참을 땀을 빼며 올라가니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눈앞에 탁트인 경치가 조망된다.
사방으로 막힌데 없이 펼쳐진 경치를 바라보다보니 마음마저 시원하게 열리는 듯 하다.
지금부터는 오르막 내리막이 있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능선길이라 많이 힘들지는 않을 듯 하다.
반대쪽에서 오시는 산객들에게 확인을 해봐도 역시 능선이라 그다지 힘들지 않단다.
탁트인 경치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 쵤영하고 조금 쉰후 출발한다.
경사가 심하지는 않지만 암봉을 통과해야만 하는 상당히 위험한 길이 계속된다.
가급적 암봉을 우회하는 길을 따라 걷고 있는 데, 아무리 둘러봐도 우회로가 보이지 않는 암봉이 나타난다.
할 수없이 절벽을 따라 나있는 길을 따라 조심조심 걸어가니 오른쪽으로는 까마득한 낭떠러지라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
조심조심하여 통과하고, 암봉 하나를 더 넘으니 드디어 영취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도착하여 주위 산객 한분께 부탁하여 증명사진 한장 쵤영한후 정상바로 아래에 있는 움막같은 대피소에서 싸가지고 온 도시락과 라면 한그릇 시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힘을 너무 쏟아서인지 식사시간을 넘겨서인지 그다지 많이 먹을 수가 없다.
식사후 눈앞에 펼쳐진 더 넓은 신불평원의 억새를 바라보니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의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옆에서 바라보던 아내도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나는 신불평원의 억새가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런 장관을 보기위해 오늘도 힘들게 올라온 것이기도 하고...
무성한 억새사이로 아내와 함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걸으니 이때만큼은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다.
풍광에 감탄해가며 사진 몇장 촬영하고 몇고개를 넘으니 신불재.
약간의 휴식후 이제 여기서 가천리쪽으로 내려 간다.
내려오다보면 있는 신불대피소는 주인이 바껴 새로 온 분이 열심히 수리를 하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어 이깊은 산중에까지 들어 왔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가지 올 때에는 그 사연도 만만찮을 터.
약간의 안스러움을 느끼며 커피 한잔씩 사 마시고 조금 쉬고 있으려니 여자 산객 한분이 길을 묻는다.
친절하게 알려드렸더니 내려가실거면 같이 내려가잔다.
흔쾌히 그러자고 하고 같이 내려오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니 경주에 사시는 분으로 산을 좋아해서 때때로 이렇게 혼자서 산을 다니신댄다.
워낙 경사가 급해 조심 조심 걷는 데도 몇번이나 미끄러지며 1시간 여를 내려오니 인가가 나타난다.
지금부터는 콩크리트 포장도로가 계속되고 국도변 버스정류장까지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고 힘들었을 아내때문이라도 오늘은 여기서 택시를 불러 통도사쭈차장으로 가 차량을 회수하기로 한다.
같이 내려온 여자분은 가면서 국도변에 내려드리면 언양까지 가셔서 경주로 가는 버스를 타시게 해드리게 하기로 한다.
길가에 세워져있는 안내판의 택시회사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5분도 안돼어 택시가 도착한다.
마침 이쪽으로 손님들이 있나 오시는 길이었단다.
이쪽으로 하산하시는 분들이 자주 이용을 하시는 모양으로 휴일이면 하산시간에 맞춰 여기서 대기하기도 한단다.
통도사 주차장까지 10,000원에 가기로 하고 가는 길에 국도변에 여자분을 내려 드렸더니 사양을 하는 데도 이렇게해야 마음이 편하실 것 같다고 궂이 5천원을 내시고 내리신다.
덕분에 5천원에 통도사 주차장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택시 기사분의 표정이 탐탁치않아 하는 듯 보여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언제쯤이면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마인드가 좀 바뀔런지...
차량회수하여 부산으로 돌아오는 데, 신대구 고속도로와 합류 지점쯤 오니 많이 밀린다.
그래도 아내와 함께하는 길이라 얘기를 나누며 오다보니 즐겁기만 하다.
거의 도착하여 강변도로를 달리고 있는 데, 모임에서 빨리 오라는 전화가 온다.
할 수없이 씻지도 않고 바로 모임장소로 가서 반주를 곁들인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양해를 구하고 아내가 운전하게 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오니 막내가 우리를 반겨준다.
하루종일 땀에 젖었던 몸을 씻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완료한다.
오늘산행은 잘 따라 걸어준 아내가 너무 고맙게 생각된다.
아래는 자작 GPS 수신기와 PDA로 기록한 등산 괘적.
PDA 조작실수로 약간 끊긴 구간이 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줘 기분좋다.
고도가 거의 정확하게 기록되어 아주 흡족하다.
BelineGPS로 기록한 Data를 구글어스 위성사진상 나타낸 그림
Log 파일의 용량제한이 있는 건지 이상하게 중간부터 기록이 돼지 않았다.
다음부턴 조금더 신경써서 중간 중간 저장을 해가며 산행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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