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오늘은 그동안 준비해 왔던 설악산 특별산행을 실시하는 날.
집결지에서 7시, 그랑프라자앞에서 6시30분에 준비물 싣고 출발인터라 5시에 맞춰둔 알람에 맞춰 일찍 눈을 뜹니다.
부지런히 씻고 전날 챙겨둔 배낭에 빠진 물품은 없는 지 한번 더 확인합니다.
그런데 분명히 아픈 무릎때문에 준비해둔 무릎 보호대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군요.
할수없이 그냥견디기로하고 아침을 먹는둥마는둥 몇숟가락 뜨고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섭니다.
이 좋은 계절에 나혼자만 떠난다는 게 말할 수없이 미안하군요.
벌써부터 묵직한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압박하는 것이 이번 산행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다지 무거운 물건을 넣지도 않았는 데 배낭이 무지 무겁군요.
나중에 다른 회원님들과 비교해보니 내배낭과 대장님 것이 제일 무거웠습니다.
그것참,,,,,
걸어서 그랑프라자앞에 도착해보니 먼저 나와 계시는 회원님들도 몇분 보이십니다.
준비물 모두 싣고 출발하여 집결지로 나가보니 시간 맞춰 모두들 도착하시고, 박민기 자문위원장님께서는 참가는 못하시지만 사과와 귤을 2박스씩 전달해 주시고 김승수 이사님께서는 협찬금을 전해 주십니다.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멀리서 오시는 회원님 몇분 기다렸다 별차질없이 7시10분경 드디어 출발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교통체증없이 수월하게 강변도로 통과하여 구양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본선으로 올라섭니다.
차량으로 이동하여야할 시간이 긴관계로 오늘은 아주 여유 있게 언양휴계소를 들렀다 출발한 후 인사와 산행안내를 시작합니다.
과묵한 산행대장님의 간단한 산행안내후 회장님께서 자세히 코스와 주의점을 설명해 주십니다.
결코 만만한 산행이 아니기때문에 아주 자세하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시는군요.
담소를 나누며 가다보니 어느새 우리 산행에 처음 참가하신 분들도 서스럼이 없으지고 친밀감을 느낄 무렵 버스는 경주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동해안 국도로 접어 듭니다.
오른쪽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동해 바닷가의 경치를 감상하며 달려 올라갑니다.
다들 아침일찍 일어나 나오신 터라 피곤하실텐데도 얘기꽃을 피우느라 여념이 없으십니다.
두어군데 더 휴계소릉 들른 후, 오후 3시경 드디어 목적지인 용대리입구에 도착합니다.
산행객들이 타고온 버스로 주차장이 만원이군요.
기사님이 잘 아시는 가게 주차장에 억지로 주차하고 모두들 버스에서 내려 버스타고 오며 굳은 몸을 간단한 체조로 풉니다.
여기서 다시 백담사까지 버스로 이동하여야 되므로 배낭매고 서둘러 걸어서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군요.
한참을 기다렸다 버스에 올라 백담사로 향합니다.
길이 좁다보니 운행하는 버스간에 서로 무전기로 연락을 해가며 올라가는데, 좁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운행하는 버스기사의 운전실력이 대단하군요.
20분 정도 달려 올라가니 백담사 주차장입니다.
부처님께 참배하고 나와, 전 前대통령께서 한동안 묵으셨던 방도 구경한 후 영시암을 향해 걸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신길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군요.
산길옆의 계곡물이 너무 맑고 깨끗합니다.
그런데 매스컴의 보도로 접한대로 단풍이 영 아닙니다.
미처 물들기도 전에 잎이 말라붙고 일부는 낙엽이 되버렸습니다.
깨끗하고 화려한 단풍구경은 물건너간 것 같아 조금 서운합니다.
1시간여를 아름다운 계곡의 경치를 감상하며 걷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영시암 입니다.
방배정받고 배낭을 풀어놓고 나오니 벌써 밖은 어둠이 몰려와 있습니다.
산골은 역시 어둠이 빨리 오는군요.
서둘러 저녁공양을 마칩니다.
사찰에서 주시는 음식이 맛이 있습니다.
특히 된장국은 아주 맛이 있군요.
식사후 개울가로 내려가 모두들 씻고 올라옵니다.
잠시후 시작된 저녁예불에 참가하여 주지스님의 귀한 법문을 듣고, 부처님께 참배하며 이번 산행의 안전을 기원 드립니다.
방에 돌아와 보니 삼삼오오 둘러 앉아 얘기꽃을 피우고 계시고 일부는 사찰에서는 금하는 음식이기에 숨어서 곡차를 드시고 얼큰해져 계시는군요.
저도 몇잔을 얻어먹고 모처럼의 여유로움을 즐깁니다.
새로지은 건물이라 방이 아주깨끗하고 이불도 새 이불처럼 깨끗합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곡차를 나누어 마시다 원주보살님께 들켜 꾸중을 듣고는 모두들 계면쩍은 웃음으로 무마합니다.
회장님의 주선으로 서로 자기 소개도 하고 얘기를 나누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듭니다.
방이 뜨끈뜨끈 합니다.
푹자고 옆에서 나누는 얘기소리에 일어나 보니 3시 30분입니다.
볼일보러 밖으로 나가 보니 새벽공기가 상쾌하군요.
폐부깊숙히 맑은 공기 들이쉬고 산골의 새벽을 음미하며 담배한대 피우고 있노라니 멀리서 불빛들이 올라오는 게 보입니다.
밤새 달려와 무박산행을 하는 산객들인 모양입니다.
잠시후 수십명의 산객들이 도착하여 잠시 휴식후 출발하네요.
산행은 걸으며 건강을 다지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주위의 자연을 감상하고 느끼는 것에도 큰의미가 있을 건데, 저런식의 산행은 단지 걷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피곤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잠시후 모두 일어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산골의 새벽을 맞습니다.
지난밤 피곤하였던지 저는 그다지 잠 설치지않고 단숨에 자고 일어 났습니다만, 일부 회원님들은 누구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잤다는 둥 누구 몸부림때문에 잠을 못잤다는 둥 해서 한바탕 웃습니다.
옆방에서 주무신 여성회원님들도 남자들 방의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셨답니다.
세수하고 어두컴컴한 공양간에서 아침공양을 든 후 배낭 챙겨매고 나섭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오늘 산행은 봉점암까지 가서 약간 휴식후, 소청산장을 거쳐 소청봉에 올라 중청봉과 대청봉을 갔다 소청봉으로 다시 내려와 희운각대피소를 거쳐 양폭산장까지 만만치 않는 거리를 걸어야 합니다.
특히 봉정암에 가기전의 깔딱고개가 힘들거라고 경험있는 회원님들께서 말씀해 주십니다.
힘든 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영시암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기 시작 하는 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역시 개울 가를 따라 올라가게 되는 군요.
개울가로 난 산길을 따라 걷다보니 지난 여름 폭우로 훼손된 등산로가 꽤 눈에 띕니다.
지난 밤 법회때, 주지스님께서 직접 인부들 인솔하여 군데군데 등산로를 복구하셨다고 말씀 하시더니 수고하신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노구를 이끄시고 고단한 작업을 하셨을 노스님께 무한한 감사를 느낍니다.
걸어 올라 가다보니 올라가고 내려오는 산객들의 숫자가 교행을 하기 힘들정도로 상당히 많습니다.
개울가를 따라 걸어 올라가다보니 중간중간 부드러운 흙길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돌길이라 걷기가 많이 힘들군요.
몇개인가의 다리를 건너 힘들게 올라가다보니,,,,,
떠억하니 버티고 서있는 급경사길이 나타납니다.
낑낑대며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힘들게 올라가다보면 안부가 있어 조금은 쉬고난 후 다시 올라가게 되던데, 그렇지가 않군요.
계속해서 급경사길만 계속됩니다.
억수로 힘들어 다리를 끌다시피 올라갑니다.
다른회원님들 올라가시는 모습을 뵈니 나만 힘든가 봅니다.
특히 회장님은 계단이 나타나자 뛰어서 올라 가십니다.
그런데 나는 발걸음을 떼기가 무지 힘들군요.
열걸음 걷고 쉬고 스무걸음 걷고 쉬고 하며 억지로 걸어 올라 가다보니 내가 제일 후미입니다.
마음은 급한데 걸음은 안떼어지고 미치겠군요.
너무 앉아서만 일을 해서 걷는데 필요한 근육이 약해진 모양입니다.
이번 산행마치고 헬스라도 등록해서 다리 근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야될 필요성을 느낍니다.
어쨌던 억지로 억지로 올라가다보니 드디어 봉정암이 보입니다.
바로밑의 사자바위에 올라가있는 최두섭이사님께서 빨리오라고 부르고 계십니다.
같이 올라가고 있는 김기사님께서 그냥지나치지말고 꼭 올라가 주변 경치 감상한 후 올라가라고 하십니다.
다른 회원님들은 그냥 지나치신 모양입니다.
매여져있는 줄을 잡고 사자바위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니 환상적인 경치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그러나 시계가 깨끗하지 못하여 조금 안타깝군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경치를 감상하고 있노라니 밑에서 산행대장님께서 빨리 올라가자고 재촉을 하십니다.
내려와 다시 봉정암으로 힘든걸음으로 올라 갑니다.
도착하여보니 먼저 올라오신 회원님들은 사리탑에 올라갔다가 내려 오시는 군요.
종무소앞에 배낭을 벗어놓고 서둘러 사리탑으로 올라가 참배합니다.
봉정암은 사리탑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있는 적멸보궁 입니다.
신도수도 상당히 많고 전국각지에서 참배객들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사리탑옆의 헬기장으로 가서 주위를 둘러 보니 경치가 환상적입니다.
잠시 경치감상하고 내려와 절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시는 커피한잔 마시고 주먹밥 한개 집어들고 벗어뒀던 배낭 다시 매고 출발합니다.
역시 급경사길이 계속되는군요.
주먹밥 먹으며 힘들게 힘들게 올라가다보니 소청산장이군요.
그런데 이런,,,,,,,,,
대장님 말씀이 먼저 도착하신 회원님들이 모두 배낭 벗어두고 대청으로 올라 가셨답니다.
아침에 출발할 때,
소청봉에서 배낭을 벗어두면 대장님이 지키고 계시고 대청봉까지 맨몸으로 갔다 오셔서 다시 배낭매고 내려가면 된다고 대장님께서 말씀을 하셨는데, 소청봉을 소청산장으로 혼동하셨던 모양입니다.
미처 대장님께서 후미 챙겨서 올라오시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그렇게 한 모양입니다.
배낭 벗어두고 가신 회원님들은 다시 소청봉에서 소청산장으로 내려와 배낭을 회수해서 다시 소청으로 올라가셔야 됩니다.
왕복으로 한시간 정도 소요되는 급경사길.
날씨는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하는 데, 걱정이군요.
대장님께서 지키고 있기로하고 소청봉으로 올라갑니다.
소청 도착해 보니 회장님께서 벗어두고 가신 회원님들의 배낭을 지키고 계십니다.
우리가 제일 후미팀이군요.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여 모두 배낭 벗어 커버 씌워두고 대청봉을 향합니다.
왕복 한시간 정도의 거리.
배낭 벗어두고 맨몸으로 걸으니 오히려 발걸음이 어색합니다.
중청산장을 거쳐 대청봉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배낭을 매지않은 맨 몸이라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올라가다보니 먼저 올라가셨다 내려오시는 회원님들과 조우하여 다시 배낭 가지러 소텅산장까지 내려가셔야 된다고 축하한다고 놀려 주고는 올라갑니다.
중간에 혼자 온 외국인 아가씨를 만나 가벼운 얘기해가며 같이 올라갑니다.
힘든지 어느정도 올라가면 되느냐고 몇번이나 물어보는군요.
10분후 후면 도착, 5분후면 도착이라고 용기를 줘가며 같이 올라갑니다.
드디어 대청봉 도착합니다.
같이 올라간 회원님들과 함께 환호하며 기념촬영하고, 다른길로 내려간다는 외국인 아가씨와 작별하고 되돌아 내려 옵니다.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중청산장에서 참았던 볼일보고 소청봉 내려와 보니 회장님은 먼저 내려가시고 다른 회원님이 지키고 계시는 군요.
먼저 내려가시라고 이르고 우의 꺼내입고 배낭매고 잠시 쉬고 있노라니 대장님께서 소청산장에 배낭 벗어두고 가신 회원님들 인솔하여 올라오십니다.
다시 출발.
이제부터는 내리막입니다.
그러나 내리막이라도 미끄러지기 쉬운 급경사 돌길에 비까지 내려 굉장히 위험하고 힘듭니다.
그나마 먼저 내려 가신 회원님들은 비가 오기전에 덜 미끄러울 때 내려가셔서 다행스럽습니다.
미끄럼틀 같습니다.
한발만 삐끗하면 죽죽 미끄러 집니다.
스틱에 의지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기다시피 내려 옵니다.
입장료 징수하여 다 어디다 사용하는 지 모르겠군요.
지리산과 비교 하면 같은 국립공원인데도 등산로 정비가 아주 미비합니다.
내려오다보니 등산로에 철계단을 새로 설치하신다고 수고하고 계시는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분을 만나, 일기불순으로 헬기가 못떠서 보급을 못받았다고 사정을 하시길래 어른 과자 몇개 나누어 드리고 새로 설치된 계단을 개시로 통과합니다.
빗방울은 더욱 거세지고 희운각 대피소까지는 정말 미끄러워 내려오기가 힘이 듭니다.
겨우겨우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하여 먼저 도착해 계시든 회원님들과 합류하여 잠시 쉽니다.
벌써 다리가 풀려 버린 심상보 이사님 부인께서는 그냥 여기서 묵고 가자고 사정을 하다시피하시는군요.
안타깝고 애처럽습니다만, 그럴 수는 없기에 격려하고 달래서 오늘의 목적지인 양폭산장으로 출발합니다.
역시 길은 계속하여 급경사길.
작년 다른 산악회의 산행에 동행하였다가 부상을 당하여 수술을 받고 겨우 회복하신 박옥태 회원님을 중간에 만나니 역시 굉장히 힘들어 하시고 있습니다.
다같이 용기를 북돋워 쉬어가며 내려옵니다.
정말 걷기 힘들군요.
17시경 드디어 오늘 묵기로 한 양폭산장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보여야할 회원님들이 안보이고 회장님과 다른 회원님 한분만이 맞아 주십니다.
???
양폭산장의 시설이 열악하고 난방도 해주지 않는다고 하여 내친김에 오늘 산행종료하기로 하고 모두들 설악동까지 오늘 내려가기로 했답니다.
후미의 사정은 알아보지도 않고 내린 결정에 약간은 화가 납니다.
그러나 이결정이 아주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우리만 여기서 쉬고 갈 수도 없고 상태가 안좋으신 회원님들 인솔하여 내려 갈 생각을 하니 난감합니다만 어쩔 수가 없지요.
대장님과 내가 인솔하여 내려 간다고 회장님 먼저 내려 가시게 한 후 약간 기다리니 모두들 도착합니다.
상황설명을 하려니 입이 안떨어집니다만, 어렵게 얘기를 꺼내어 설명을 하였더니 그래도 다들 힘들어 하시면서도 선선히 받아 주시네요.
기다리는 동안 산장에 주문해뒀던 라면이 나와 급하게 나누어 먹고 출발합니다.
사실 오늘 점심은 걸어오면서 주먹밥 한개밖에 못먹었던 터라 시장 했었습니다.
먹는동안, 걷기 힘들어 하시는 회원님들은 먹고 가자는 권유도 뿌리치고 조금이라도 다른 회원님들과 보조를 마출려면 먼저 출발해야 된다면서 먼저 내려 가십니다.
다른 회원들에게 조금이라도 폐를 덜 끼치려는 마음씀에 뭉클하군요.
다시출발하여 조금 걸어 내려가니 먼저 출발하신 분들이 겨우겨우 내려 가시고 계십니다.
이제부터는 절대 떨어지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보조를 맞추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마냥 같이 천천히 걸어서는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일부러 한참 빨리 걷다가 기다렸다가를 반복합니다.
대장님은 오늘 60리터짜리 키만한 배낭을 매시고 다 챙겨 내려 오신다고 정말 고생이 많으시군요.
고생스럽게 내려오면서도 천불동계곡의 비경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웅장한 천당폭포와 오련폭포 너무 아름답습니다.
날씨만 맑으면 천천히 내려오면서 사진도 촬영하고 마음껏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텐데 아쉽습니다.
비가오니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만, 비가오니 촬영은 못하고 가슴에만 담습니다.
날이 밝을 때 한발짝이라도 더 내려 오려고 기를 씁니다만, 어쩔 수가 없군요.
귀면암까지 내려오니 주위가 완전히 캄캄해 졌습니다.
지금부터는 랜턴을 켜고 내려옵니다.
그마저도 랜턴 소지하고 계시는 회원님들이 몇분밖에 없어 중간중간에 랜턴 든 분들을 배치하고 순서를 유지하며 걷기시작합니다.
내려오다보니 멀리서 랜턴불빛이 보입니다.
언뜻보니 신호를 하는 것 같아 나도 랜턴으로 신호를 보내봅니다만, 응답이 없군요.
한참을 더 내려오다보니 밑에서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조금더 내려오니 "웅비"라고 부르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군요.
우리가 늦다보니 찾으러 오는 소리인줄 알았습니다만 아니군요.
최유리 이사님과 정정숙 이사님께서 중간에 길을 못찾아 기다리고 게시면서 불빛을 보고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큰일날뻔 하셨군요.
그래도 움직이지않고 기다리시다가 우리를 만나셨기에 다행이지 엉뚱한 길로 드셨으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잠시쉬고 다시 대오 정렬하여 내려옵니다.
조금더 내려오니 드디어 휴대폰 통화가 가능하군요.
약간 안도감이 듭니다.
멀리 비선대 휴계소의 불빛이 우리를 반겨 줍니다.
비선대 휴계소에 도착하니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 듭니다.
아침부터 14시간을 걸어서 도착하였습니다.
해냈다는 뿌듯함 보다는 다들 무사히 내려왔다는 안도감에 일순 맥이 풀리려 합니다.
어쨌던 험한 산길을 거의 초보이신 회원님들을 인솔하여 산행을 완성하였습니다.
대장님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휴계소에서 막걸리 한잔하려고 하시는 회원님들을 지금 마셔버리면 더 못걷게 된다고 만류하고, 다시 한번더 사정을 해서 설악동 매표소를 향하여 걷기 시작합니다.
먼저 도착하셨던 분들에게 연락하여 차량 수배를 부탁하였더니 김기사님이 승합차 한대 빌려서 도착 하였다고 연락이 오는군요.
잠시 걷다보니 차량의 불빛이 보입니다.
휴~
불편하신 회원님들을 먼저 태워 보내고, 나와 대장님 남자회원님 두분 네사람은 그냥 걸어갑니다.
설악동에 잡아둔 숙소까지는 10키로 정도 랍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장님도 지치셨나 봅니다.
나는 잡아둔 숙소까지 그냥 걸어 가려고 했더니 택시타고 가잡니다.
할 수없이 매표소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먼저 내려오셨던 분들이 잡아 놓으신 여관으로 향합니다.
요금은 비싼 것 같습니다.
아예 메타는 사용하지 않고 15,000원을 내랍니다.
드디어 숙소 도착.
합류합니다.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대충 씻을 것 씻어서 말려 두고, 라면에 떡국을 넣고 끓여 주먹밥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살것 같습니다.
옷 갈아입고 누우니 편안하군요.
회장님 방으로 모두모여 산행정리하고 무사히 산행을 마친 것을 서로 축하하며 한잔하는 것으로서 산행을 완성합니다.
설악의 비경을 허락하여 주신 부처님과 설악산 신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산행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안전사고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쳐서 다행이고 참가하신 회원님들께는 잊지못할 추억이 하나씩 생겼을 것 같습니다.
고생하신 회장님, 산행대장님, 가이드를 하여주신 버스기사님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충분히 잠을 자고 일어 나니 아침 6시30분 이군요.
일어나 보니 비바람으로 온통 시가지가 난장판 같습니다.
자느라고 나는 못 들었습니다만, 야간에 사이렌이 불고 난리가 났었던 모양입니다.
200미리가 넘는 비가 내리고 강풍이 몰아쳐 엉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묵고있는 여관에서도 전기가 나갔다 들왔다 하고 바깥에는 강풍이 몰아쳐 천장이 날아가 떨어지고 하는군요.
어제 강행군이기는 하였지만 하산을 한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이었던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열악한 산장에서 며칠간 오도가도 못하고 고립되어 있을뻔 했습니다.
아침식사후 척산온천으로 가서 산행으로 지친 몸을 충분히 풀고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예정되어있던 낙산사 관람과 해조대 관광은 악천후로 못하였지만 그래도 다들 즐거워 하십니다.
버스안에서 최유리 이사님의 걸쭉한 입담으로 웃고 떠들며 내려 옵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동해바다는 거칠고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우리가 타고있는 버스도 거센 빗줄기와 강풍에 휘청거립니다.
기사분 옆자리에 앉아 긴장 풀어드리며 내려옵니다.
경북으로 들어서자 조금 바람도 잦아 들고 비도 거의 그치는군요.
후포를 지나면서 부터는 다시 빗줄기가 굵어집니다만 바람은 그다지 거세지 않습니다.
강구 도착하여 대게 직판장으로 향합니다.
버스안에서 십시일반으로 거출한 찬조금으로 실컷 먹을만큼 게를 구입하여 인근 식당으로 가서 만찬을 즐깁니다.
맛있군요.
힘든 여정후 긴장이 풀려서 그랬겠지만 술도 달고 음식도 맛있어서 처음으로 회원님들 앞에서 대취합니다.
덕분에 버스내에서 종료 멘트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부산 도착하여 적당한 지점에 회원님들 내려 드리는 것으로서 2박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합니다.
나는 뉴스를 듣고 걱정하던 아내가 차를 갖고 마중나와 주어 그편으로 편안하게 귀가합니다.
집에와서 씻고 뉴스를 보니 설악산에 200여명이 고립되어 있고 동해안 쪽은 강풍과 폭우로 피해가 막심하군요.
다시한번 무사히 산행을 마친 것에 안도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가족과 같이 못간 미안함을 전날 강구에서 사가지고 온 게를 가지고 된장국을 끓여 주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이번 산행을 위하여 협찬하여 주신 박민기 자문위원장님, 신숙희님, 김승수이사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산행대장님, 최유리이사님, 가이드를 하여주신 버스기사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참가하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山 山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7년 1월 1일 신년 산행 20070102 (0) | 2009.08.19 |
---|---|
2006년 영주 소백산... 올겨울 처음으로 눈길을 걷다. 20061204 (0) | 2009.08.19 |
2006년 11월 19일 대운산 20061120 (0) | 2009.08.19 |
2006년 11월 12일 신불산 공룡능선 산행기 20061113 (0) | 2009.08.19 |
2006년 11월 05일 함양 거망산(거창 금원산) 20061106 (1) | 2009.08.19 |
보충수업2 20061020 (0) | 2009.08.19 |
2006년 10월 15일 진해 굴암산 산행 20061017 (0) | 2009.08.19 |
보충수업 20061014 (0) | 2009.08.19 |
2006년 10월 1일 밀양 천황산 재약산 산행기 20061002 (0) | 2009.08.19 |
랜턴 하나 질렀습니다. 20060928 (0) | 2009.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