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09. 8. 19. 05:45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6시경 눈을 뜹니다.

 

일어나자마자 앞베란다로 나가 날씨를 보는 것은 습관이 되어 버렸군요.

 

근데,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에 물기가 보입니다.

 

엊저녁에 하늘을 봤더니 컴컴한게 한바탕 비라도 내릴 것 같더니 그예 못참고 비를 뿌렸나 봅니다.

 

하늘도 우중충한게 비를 뿌릴 것 같고, 한두방울 비가 내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참가율이 은근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TV켜고 일기예보를 봤더니 다행스럽게도 흐리고 5mm내외의 비가 예상된다는군요.

 

이정도 날씨라면 오히려 햇볕쨍쨍한 날씨보다는 산행에는 더 적합합니다.

 

하지만 회원님들께서 집을 나서시는 순간 비가 온다면 지레 겁을 먹고 산행을 접을 확율이 높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군요.

 

어쨌던, 엊저녁에 조리해뒀던 반찬을 넣고 오늘 먹을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산행시에는 거의 나 스스로 준비를 한다고 신경쓰지 마라고 합니다만, 아내는 아내대로 신경이 쓰이는 지 몇가지 반찬을 준비해 주었군요.

 

오늘 배낭은 얼마후 설악산 산행도 있고, 그동안 너무 가볍게만 갖고 다녀서, 스스로 체력단련을 하기 위하여 오늘산행에서는 사용할 일 없는 침낭도 포함시키고 나름으로는 무지 무겁게 꾸렸습니다.

 

들어보니 10여키로는 족히 될 것 같습니다.

 

묵직 하군요.

 

얼마전 부상당한 왼쪽 다리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대로 트레이닝을 실시해 보기로 합니다.

 

집을 나서 승차장소로 걸어가는 중 회원님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같이 도착해보니, 벌써 나와 계시는 회원님들도 몇분 계시는 군요.

 

느낌이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애초 예상했던 인원수에는 못미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참가예상인원이 145분 정도.

 

여러가지를 감안하더라도 130분은 될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만,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군요.

 

집결지인 낙동초등학교앞에 도착하여보니 역시나 우려 대로입니다.

 

넉넉하게 봐도 110분정도.

 

명절 대목이 지척이라 영향이 큰 모양입니다.

 

출발하며 인원 집계해보니 정확하게 107명 이군요.

 

씁쓸 합니다.

 

약속하셨던 인원이 너무 안오셨군요.

 

오후에 참가자 명단을 입수하면 약속을 안지키셨던 분들을 파악해 볼 생각입니다.

 

이정도 인원이라면 2대만 임차해도 충분하였을 거고 한대경비(55만~60만원)는 고스란히 절약할 수 있는 건데, 약속 안지킨 회원님들이 아주 조금 미워집니다.

 

어쨌던 3대의 버스로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오늘은 목적지까지 이동시간이 길지않아 버스안에서의 안내는 생략하고 산행후 뒷풀이시 인사로 대체하기로 합니다.

 

인원이 적으니 자리는 넉넉하고 편안하군요.

 

화장실 가실 분들을 위해 일부러 작천정을 들려 볼일들 보고 배내고개에 도착합니다.

 

가까운 곳이다 보니 총 이동시간이 1시간 여밖에 걸리지 않는 군요.

 

석남사 지나 배내골 들어가는 길로 해서 왔습니다만, 도로가 급커브에 경사도가 높아 기사님들의 수고가 크셨습니다.

 

 

여기서 산행팀을 둘로 나눕니다.

 

A팀 : 종주

 

B팀 :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표충사로 가서 A팀과는 반대의 코스로 적당한 산행후 주차장에서 먹고 마시고 놀며(^^) A팀 도착시까지 대기.

 

인원 집계해보니 A팀 80명, B팀 27명이군요.

 

시간이 많이 지체된 관계로 팀 분류후 즉시 산행출발합니다.

 

 

임도이군요.

 

산행로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보니 넓고 편안합니다.

 

잠시후 1차 집결지인 헬기장에 도착하여 하차장소가 복잡하여 못하였던 신입회원님과의 인사도 하고 오늘 산행의 유의점도 설명한후 다시 출발.

 

 

계속 임도를 따라 걸으니 편안하기는 한데 2%가 부족한 걸 느낍니다.

 

 

게다가 임도이다보니 차로 오르는 산객님들도 꽤 있어서, 산속에서까지 매연 내뿜으며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리는 차량들로 인해 불쾌합니다.

 

쌍스틱으로 달리듯 걸어 올라가는 데, 벌써 지친 듯한 여성회원님들이 스틱을 달라 합니다.

 

무릎이 걱정되지 않는 바 아니지만 양보해주고 정작 나는 스틱도 없이 그냥 걸어 올라갑니다.(최*순, 선*숙 여사님! 담에는 왠만하면 스틱 하나 구입하시져^^)

 

30분 정도를 오르다보니 슬슬 왼쪽 무릎과 무릎안쪽 인대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꾹 참고 그냥 올라가노라니 아픔이 덜해 집니다.

 

1시간여를 달리듯 걸어 올라가니 샘물상회입니다.

 

 

여기서 다시 팀분류합니다.

 

사자봉(천황산) 정상을 거쳐 천황재로 향할 팀과 정상을 거치지않고 천황재로 향할 팀을 분류하고, 사자봉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합니다.

 

30분 정도를 나지막한 잡목(떡갈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일 순 눈앞이 탁 트이면서 멀리 사자봉도 보이고 영남 알프스산군들이 조망 됩니다.

 

 

운문산, 가지산, 영취산, 신불산, 간월산 모두 다 조망이 되고 우리가 그 한가운데에 서있군요.

 

약간씩 시장기를 느꼈던 터라 잠시휴식하면서 갖고온 간식 나누어 먹고 다시 사자봉을 향하여 올라갑니다.
(이*이 여사님 과일하고 묵 맛있었습니다. 고마버요.)

 

다시 30분정도를 올라가니 사자봉 정상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 밭과, 저밑으로는 천황재가 보이고 조망이 일품입니다.

 

이런 맛에 오르는 거지요.

 

정상석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촬영후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하여 중식장소인 천황재로 걸음을 재촉합니다.

 

 

잠시후 천황재 도착.

 

먼저 도착하신 회원님들과 합류하여 억새밭에 자리를 잡고 갖고온 도시락을 꺼내 억새밭에서의 만찬을 즐깁니다.

 

 

최고의 중식 장소 인 것 같습니다.

 

중식후 잠시 휴식하고 14시에 출발합니다.

 

이제부터는 산행 예정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걸음을 좀 빨리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우리 회원님들 산행실력이 정말 많이 느신 것 같습니다.

 

처음 산악회를 결성하여 승학산으로 창립산행을 하였을 때 올라가지를 못해 울다시피하던 여성 회원님들이 오늘은 산행 속도를 꽤 빨리 하는 데도 불구하고 쳐지지않고 따라 오십니다.

 

천황재에서 재약산(수미봉)까지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은데, 꽤 가파릅니다.

 

더구나 중식후 오르다보니 숨도차고 몸이 많이 무겁습니다.

 

산행로가 아기자기해서 오르는 재미는 쏠쏠하군요.

 

30분정도 만에 수미봉 도착.

 

 

암봉으로 이루어 져 있고, 역시 조망 훌륭합니다.

 

기념사진 촬영후 다시 출발하여 하산을 시작합니다.

 

지금 부터는 급경사에 제가 가장 걷기 싫어하는 너덜길이군요.

 

아픈 무릎이 걱정되어 대여했던 스틱을 하나 사정해서(?) 회수합니다.

 

많이 가파른 길이 끝도 없이 계속 되는 것 같습니다.

 

무거운 배낭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길은 너덜길이고, 조금 고생스럽군요.

 

남의 마음은 모르고 같이 걷는 회원님들이 배낭에 뭘 넣어서 그렇게 무거워 보이냐고 한마디씩 하십니다.

 

일일이 대답 해 줄려니 번거러워서 씨익 웃어만 줍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거의 나은 건지 이정도의 급경사를 내려가면서도 무릎에 큰 통증이 없어 안도 됩니다.

 

지루한 내리막을 내려가다보니 고사리 분교터에 도착하여 달디단 샘물로 목을 축입니다.

 

밀양이 고향이신 회장님으로부터 설명도 듣고 잠시휴식후 다시 출발.

 

회장님 설명에 의하면, 얼마전까지 이곳에 가게를 하시는 주민들이 거주 했었고 전교생 수명의 고사리 분교가 있었던 모양입니다만, 현재는 주민들은 모두 이주 하였고 고사리 분교는 폐교되어 흔적만 남아 있군요.

 

지난여름 폭우로 곳곳에 길이 유실된 곳은 많아도 지금부턴 그나마 내리막이 조금 덜하고, 걷기도 약간은 수월합니다.

 

그런데 내려오는 도중 아래를 내려다 보니 까마득히 아래로 계곡이 보이는 데, 저기를 언제 내려가나하고 한숨이 나옵니다.(^^)

 

임도와 계곡 갈림길에 붙어 있는 우리 산악회 표지를 보고 계곡길로 접어듭니다.

 

또 한동안 급경사가 계속되고 고사리 분교터를 출발한 후 1시간 정도 후 계곡물가에 도착합니다.

 

탁족하며 조금 쉬고 가고 싶은 맘을 누르고 하산 마친후 씻기로 하고 그냥 통과합니다.

 

또 한참을 걷다보니 표충사 입구입니다.

 

들어가서 참배하고 싶습니다만, 바깥에서 합장 삼배를 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하고 출발합니다.

 

잠시후 매표소 도착해보니 먼저 내려오신 회장님께서 벤치에 앉아 쉬시면서 뒤에 오는 회원님들에게 관광버스 주차위치를 알려 주시고 계시는 군요.

 

우리가 타고온 버스는 뒷풀이 준비를 하기위해 취사가 가능한 가장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를 해둔 모양입니다.

 

아스팔트 도로를 근 1키로 정도 걸어 내려오다보니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 같습니다.

 

16시 50분 드디어 주차장 도착합니다.

 

산에는 오르지도 않고 놀고계시던(^^) 회원님들께서 박수로 맞아 주십니다.

 

근 한시간 후, 뒤쳐졌던 회원님들 모두 도착하시고 아침에 못했던 인사 하고, 이번달 생일자를 위한 조촐한 생일 파티도 하고, 준비해두었던 참붕어 매운탕과 배달시켜온 얼음골 막걸리로 흥겨운 뒷풀이를 하며 오늘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산행은 우리 산악회 창립이후 가장 긴 거리를 걸은 것 같습니다.

 

산행에 참여 하셨던 모든 회원님들이 한분도 낙오없이 모두 완주해주셔서 뿌듯하고 고맙군요.


 

오늘 산행을 위해

 

여느 산행때와 마찬가지로 찜질방 무료이용권을 제공하여주신 회장님,

 

힘든 답사를 수행해 주신 산행대장님,

 

궂은 일을 도맡아 주신 하숙선 재무이사님 과 최유리 애림정 사장님,

 

적지않은 금액을 협찬하여 주신 정경희, 박재란, 백복순, 석재욱 이사님들,

 

참가약속을 지켜 주신 회원님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중추절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고, 설악산 특별산행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Merry 추석!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