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듣는 소스는 FM이다.
물론 CD 와 LP도 듣지만 귀차니즘때문에, 켜기만하면 좋은 곡 선곡해서 알아서 들려주는 방송을 즐겨 듣는다.
그중에서도 KBS1 FM에서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방송하는 김미숙씨가 진행하시는 "세상의 모든 음악"을 특히 즐겨 듣는다.
문화회관 공연 프로그램을 살펴보다가 똑같은 타이틀을 가진 부산시립합창단의 정기 연주회가 있길래 예약해 뒀었는데, 어제가 공연일.
방송되었던 곡들중에서 선곡하여 합창으로 들려줄 걸로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한가지 장르를 고집하지않고 장르를 넘나들며 글자 그대로 세상의 모든음악을 방송해주는 것 처럼, 연주도 갖가지 장르의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려 준다는 데서 타이틀을 그렇게 정한모양이다.
라디오를 켜고 예의 김미숙씨 목소리를 들으면서 교통체증을 겪어며 부두로를 달리다 생각하니 세상의 모든음악을 듣기위해 세상의 모든음악을 들으며 가고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우습다.
일찌감치 인터넷으로 예매를 해뒀던터라 이번 공연의 자리는 최상의 위치가 배정되 있어서 기쁘다.
중앙열의 가장 중앙자리, 그것도 연주자의 숨소리마저도 들릴 듯한 자리 진정한 로얄석이다.
좌석은 거의 만원이다.
부담없는 입장료에, 어렵지 않은 곡들로 연주회가 열리다보니 어린이에서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약간은 산만한 분위기이다.
내 앞자리에는 단체로 온 듯한 남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는 데, 공연내내 특유의 퀴퀴한 땀냄새로 코를 못뜰 지경이라 공연 팜플렛으로 코를 감싸고 있었다.
그래도 연주가 시작되자 모두들 집중한다.
먼저 지휘자의 선곡배경과 약간의 곡해설을 들은 후 감상하는 순서로 진행.
이웃집 아저씨를 보는 듯한 친근한 지휘자의 모습이 가까이 다가온다.
처음 접하는 곡들도 해설을 듣고 들으니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합창은 사실 그다지 즐겨 듣지 않지만 이렇게 들으니 아름다운 화성이 귀를 즐겁게 한다.
몇곡인가의 성악곡들을 연주한 후, 내가 고등학생일때 즐겨 듣던 ABBA의 "Thank For The Music"과 Mamma Mia"를 불러준다.
나도 모르게 리듬에 맞춰 발을 까딲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흥겨운 분위기.
중간 휴식후, 게스트로 출연한 타악기 그룹인 팝스 & 퍼커스의 타악기 연주는 정말 흥겹다.
팝스 & 퍼커스는 타악기만으로 연주하는 그룹으로 몇년전인가 자신들의 연주회를 관람하며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2부는 클레멘타인 등 귀에 익은 곡들이 많다.
대미는 죠지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로 장식.
특히 이곡은 합창단이 이곡을 위하여 특별히 연습한 율동을 겯들여 줘서 더욱 재미있다.
지휘자 말씀으로는 오늘 공연을 위해 전문 안무가로 부터 안무 지도까지 받았단다.
오늘 연주회장이 청중들로 꽉찬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특별히 빼어난 연주라고는 할 수 없을 지라도, 지휘자와 단원들의 열정은 정말 훌륭해 보였다.
부산 음악을 한층더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하기 위한 이런 열정들이 좋게 느껴진다.
앵콜송으로 들려 줬던 재즈로 편곡한 "봄이오면" 과 "학교 사는 길"을 듣고 연주회는 끝이 난다.
10,000원으로 가질 수 있는, 작지만 가슴가득히 밀려오는 행복감을 안고 귀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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