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앰프를 몇종류 자작하면서 한번은 만들어 보고싶던 차에, 지난해 장터에 로망스에서 제작한 트랜스 한조가 나왔길래 덜컥 충동구매를 해놓고는 그동안 조금씩 부품도 모으고 구상해 오던 것을큰맘먹고 이번에 제작해 보았습니다.
(사실 타 출력관보다 대단한 소리를 내어 줄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았지만, 생긴 모습도 미려하고 다들 한대씩은 제작하시는 것 같아서...^^)
그래도 직렬 3극관의 최고라고 다들 말씀하시니까 이왕이면 그에 걸맞는 모양새를 갖춘 그럴듯한 걸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노블럭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준비를 해왔습니다.
구상단계에서 대체적인 회로부터 결정을 하고 샤시준비, 부품수급에 임하는 게 원칙이겠으나 느긋하게 즐기는 맘으로 하다보니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어서 약간 혼란스러웠습니다만,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어려웠다면 수도권에 계시는 분들이라면 한두번만 청계천에 나가서 발품을 팔면 될 것을 샤시를 비롯한 모든 부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택배로 받다보니 택배비만해도 몇만원정도가 낭비되고, 시간도 오래걸렸다는 것 정도입니다.
밥먹는 일이 먼저다 보니 구상부터 완성까지 신경썼다 안썼다 하다보니 시간은 많이 걸렸습니다.
모양은 우드베이스를 이용하고 상판은 3mm두께의 듀랄루민으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드베이스를 이용하게되면 우드베이스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가 구한 것은 모든 부품을 상판에 올릴 수 밖에 없는 것이라 부품배치가 약간 힘들었습니다.
우드베이스는 장터에서 어느분이 판매하시는 것을 구매두었었습니다.
회로는 숙고끝에 초단 - 직결 - 소형출력관을 이용한 파워드라이브 - 출력관의 형태로 결정하고 세부사항을 설계해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초단은 쌍3극관을 이용한 SRPP형태가 제일 먼저 떠올랐읍니다만 소리가 맛깔스럽지 못한 것을 경험한터라 포기하고 가장 평범한 3극관 1단증폭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다음은 드라이브단인데, 여기도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본격적인 대형 출력관을 이용하는 것은 꺼려져서 적당한 소출력진공관을 찾던중에 6G6G로 결정하였습니다. 조그만게 예쁘게 생겼습니다.
드라이빙 방식은 일반적인 저항부하방식에서 벗어나 보고 싶어 인터스테이지트랜스를 사용하는 형식이나 쵸크부하를 이용하는 형식중에서 선택을 고민하다가 우수한 인터스테이지는 가격도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핑계삼아 플레이트 쵸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웹서핑으로 자료를 수집하며 여러글을 읽어보니 트랜스방식보다는 쵸크부하방식이 대역등에서 유리한 것 같기도 하더군요.
대체적인 구상을 끝내고 각진공관의 스펙을 참조하여 회로각부의 구체적인 시정수를 구하여 회로를 결정했습니다.
다음은 부품수급....
트랜스류는 장터에서 300B용으로 제작해둔 로망스제 트랜스를 구해둔것이 있어, 모노블럭에 맞춰 로망스 사장님과 의논하여 전원 및 쵸크는 구해둔 것을 반납하고 페어로 새로 제작하였습니다.
플레이트 쵸크코일도 로망스에서 주문 구매했습니다.
출력관과 정류관은 지난해에 모사이트의 공동구매를 이용하여 일렉트로하모닉스 제품으로 구해 뒀었고, 드라이브관 과 초단관은 장터에 나온 신품관으로 구매하였습니다.
나머지 부품은 큰 의미는 없을 지도 모르겠으나 가급적 고급부품으로 구하였습니다.
제작
시판되고있는 여러가지 PCB(히터전원용, 콘덴서 기판 등등)를 사용하였다면 보다 간단하고 쉽게 제작할 수 있었겠으나, 가급적 디스크리트부품을 사용하여 순수한 하드와이어링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가까운 길을 돌아간 셈인데,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그렇게 만들고 싶었던게 이유라면 이유이겠지요.^^ 자작이란 건 제작과정을 즐기고 완성후에 의도한 소리가 나왔을 때의 기쁨을 즐기는 것이라면 자기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제작하는 것이 완성후 포만감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용한 단자판은 3mm에폭시판을 가공하여 직접 만들었습니다.(에폭시판을 직접 가공해보니, 판매점에서 왜 절단작업을 해주지 않았던지 알겠더군요.^^)
300B히터전원도 링다이오드를 사용하면 간단하겠지만 5A급 쇼트키다이오드(개당 200원)를 구하여 브릿지정류방식을 구현하였습니다. 정류후의 정전압소자는 어쩔수없이 IC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LT1083(7A급)이나 1084(5A급)은 구할수가 없어 3A급인 LT1085를 방열대책을 충분히 세워 사용하였습니다.(열전도그리스를 충분히 바른다음 대형방열판에 부착하고, 방열판을 상판에 열전도가 원활하도록 부착하였습니다. 주위에는 열방출이 원활하도록 작은 방열홀도 가공하였습니다.)
300B나 정류관이 열이 만만치않게 발생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트랜스나 기타 열발생이 우려되는 부품들은 미련스러울 정도로 넉넉한 용량을 사용하였습니다. 결과로 제작후 몇시간동안 가동을 시켜도 진공관을 제외한 타부품들의 열발생은 미미한 정도 였습니다.
제작을 끝내고 전원투입하고 각부전압체크후에 소스를 연결하고 시청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영 소리가 아닙니다.
저음은 하나도 없고 중고역만 뻗어 올라오니 코맹맹이 소리 같습니다.
원인분석에 들어 갔습니다.
자료를 조사해보니 원인은 커플링 인듯했습니다.
플레이트 쵸크방식은 처음 만들어 보는터라, 방심하고 시정수계산도없이 커플링 콘덴서의 용량을 일반적인 용량으로 사용하였는데 그게 원인인듯 하였습니다.
커플링콘과 출력관 캐소드바이패스콘덴서의 용량을 대폭 늘리고 출력관의 그리드리크저항의 저항치도 좀 올리고 다시 청음에 들어 갔습니다.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옵니다.
튜닝할 여지는 아직 많이 있지만 그럭저럭 들을만 소리입니다.
모노블럭이다보니 좌우채널의 분리도는 역시 탁월하고 현소리(특히 클래식기타)에 발군의 성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음압이 비교적 낮은 스피커에도 물려 봤습니다만 드라이빙 능력도 그다지 떨어지는 것 같지 않군요.
소형출력관을 사용한 싱글앰프와는 다른 시원한 음색입니다.
전혀 어울리지않는 곡일지 모르겠으나 저음 체킹을 위해 이글스의 호텔캘리포니아를 걸어 봤더니, 서브우퍼에서 특정대역만을 부스터시켜 나오는 아주 강력한 킥드럼 소리정도는 아니라도 왼만한 타 앰프로 듣는 정도로는 나와 줍니다.
제작과정에서 드라이브관을 처음에는 5결로 동작 시켰으나, 게인이 너무 높은 것 같아서 3결로 수정하였습니다. 이과정에서 플레이트 전류도 당연히 조정하여 주어야 되는 것을 간과하고 그대로 사용하는 실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의 동작점은 300B는 바이어스 70볼트 부근, 플레이트전압은 340볼트정도 드라이브관은 바이어스 12볼트 플레이트전압 180볼트 정도입니다.
추후의 Tweak을 염두에 두고 샤시제작이나 부품배치를 해두었기 때문에 인터스테이지트랜스를 사용한다던지 초단을 SRPP로 꾸며본다든지 하면서 즐겨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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