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13. 6. 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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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계곡_용추계곡_종주_편집.gpx

 

꼭 걸어 보고 싶었던 장유 대청계곡에서 장유사까지의 산길을 어제 올랐다.

내친김에 관련카페에서 확보한 Track을 참고하여 용제봉-대암산-신정봉-남선재-용추계곡 종주를 실행했다. 

 

전날 비가 온 관계로 습도도 무척 높고 날씨가 너무 맑아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 하였고, 평상시 산행중 거의 수분섭취를 하지않는 편인데, 갖고간 물 1.8리터가 부족하여 산행후반에 행락객으로 부터 얻어마시기까지 했다.

 

한동안 신행을 하지않았다가 하는 오랫만의 산행이라 체력적인 이유도 있었고 날씨도 한여름의 날씨였고 등등의 이유로 Data를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악전고투한 산행이었다.

 

내게 있어 장유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찰.

 

선조님들의 고향이 장유면 사무소 부근이었던 관계로 집안 어르신들께서 장유사(당시는 장유암)을 다니셨고, 당시의 현판엔 내 이름도 적혀있었다.

 

장유사까지의 길은 현재는 신도들의 시주로 아스팔트 도로도 만들어져 있어 절앞까지 차량으로도 올라갈 수 있다.

나도 두어번 차량으로 올라본 적이 있으나, 도보로 올라봐야한다는 숙제같은 부담을 언제부턴인가 가지게 되었는데, 어제 드디어 그 숙제를 해소하였다.

 

어린 시절, 내게 지극정성이셨던 할머니께서 시도 때도 없이 다니셨던 길.

지금과는 달리 밤이면 그야말로 칠흑같은 어둠으로 길 구분도 힘들었을 길.

할머니께서 어느 밤중에 여느때처럼 장유암으로 오르시다가 호랑이와 조우했는데, 장유암으로 불공드리러 올라간다고 사정했더니 절까지 인도를 해주더라는 말씀도 어릴 적 들었었다. 

돌아가신 선친께서도 예전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다.

40여년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49제를 지내러 한밤중에 어른들과함께 올라본 적이 있는 그길을 그야말로 수십년만에 어제 올랐다.

사실 오르기전에는 그때의 그 길이 현재 포장되어있는 길이인지 어제 올랐던 길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으나, 걸어올라 가면서 떠오른 기억에 의하면 어제 올랐던 길이 맞는 것 같다.

 

힘들게 걸으면서, 돌아가신 할머니께 정말 죄송스런 마음이 절로 들었다.

후손들 발복, 특히 나 잘되라고 이 힘든 길을 수도없이 오르내리시며 부처님전에 기도 하셨을 텐데, 기대에 보답도 못하며 살고있는 자신을 돌아보고 죄송하다는 소리가 신음처럼 절로 새어나왔다.

 

 

 

아침일찍 일어나 미리 준비해둔 배낭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그런데 이런,,,

오늘의 힘든 산행을 예고하는듯이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있다.

급히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를 불러 해결하고 출발.

김밥 세줄 사서 배낭에 넣고 사무실 들러 휴대폰 예비배터리도 챙긴후,

남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장유 대청계곡 공영무료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산행시작.

근데, 들머리를 못찾겠다.

마침 부근에 계시는 산객께 물어서 찾아 올라간다.

입구가 상당히 애매하던데, 이정표라도 하나 세워놓았으면 좋을것을,,,

 

윗사진의 장유사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들머리가 열려있다.

 

길은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흙길.

신록이 우거지는 계절이라 수풀에 가려 전망은 거의 없다.

오르다 보니 나타난 전망대.

 

 

길따라 올라가다보니 갈림길

 

 

직진하면 바로 용지봉으로 오르게되고, 오른쪽 길은 장유사로 가는 길인데, 장유사에서도 용지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오른쪽길로 장유사로 향한다.

 

 

 

잠시후 장유사 도착.

예전의 고즈녁한 산사의 모습은 간 곳없고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대웅전에 들어 약간의 시주를 하고, 부처님전에 참배하고 나온다.

장유화상 기념비에도 올라가 인사하고 내려온다.

 

장유화상께서는 가락국 김수로왕 왕비의 오빠로 왕비께서 인도에서 건너오실 때 함께건너오셨다고 전해지며, 장유사를 창건하신 분이시다.

 

용지봉 오르는 길은 종각 옆쪽으로 열려있다.

 

나오면서 보니 절입구에는 대형불상을 모셔두었다.

 

용지봉으로 오르는 길은 상당한 오르막이라 힘들게 오르다보니 안부 쉼터.

한숨돌리고 조금 걷다보니 용지봉.

 

 

지형도상으로는 용지봉, 정상석엔 용제봉, 그옆에는 용제봉에 관한 설명까지 돌로 세워두었는데, 어느 명칭으로 불러야 될 지 모르겠다.

 

먼저 도착해 있던 산객께 부탁해 촬영한 오늘산행에서 유일한 인증샷.

 

여기까지 벌써 너무 땀을 흘려 휴식하면서, 여기서 돌아 내려갈까 어쩔까 갈등하다가 친구 사이인 듯한 세분의 산꾼들이 내가 처음 예정한 산행을 하려는 얘기에 자극받아 종주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대암산으로 향하는 길은 중간 중간 로프가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상당한 내리막이다.

경험상 종주시 내리막이 심하면 오르막 역시 심하다는 걸 알기에 이후 산행이 힘들겠다고 생각한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한동안 산행을 하지않아 굳어있던 근육이 이제사 슬슬 풀리고 삐걱대던 무릎관절이 부드러워져 보행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한참 산행을 즐기던 때에도 산행시작후 1시간 정도는 지나야 조금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을 느끼곤 했는데, 너무 오랫동안 걷는 근육을 쉬게했던 모양이다.

 

신정봉 도착.

지형도상에는 또다른 용지봉으로 기재되어 있다.

 

신정봉에는 정상석은 안보이고 돌탑에 기재해둔 표시가 전부다.

또, 특이하게 주변에는 돌로 쌓아둔 탑들이 많이 보인다.

 

경치 감상좀하고 출발.

역시나 오르내림이 심하다.

대암산 도착.

 

 

 

오늘 산행하면서 보니 정상부근과 숲이 우거져 휴식을 취할 만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정자가 세워져있다.

창원시에서 신경 좀 쓰는 모양이다.

 

이제 부터는 내리막이겠지 기대하고 내려 가지만...

 

역시나 길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근데, 길이 갑자기 급격하게 가파른 내리막으로 변한다.

이상해서 GPS로 확인해보니 역시 경로를 상당히 벗어나 있다.

대충 Data만 정리해서 오다보니 이런 경험을 하게되는데,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확실하게 Route를 작성하고 Alarm도 설정해서 다녀야겠다.

땅만 쳐다보며 걷다보니 갈림길을 미쳐 발견하지 못한 모양.

다시 되돌아 올라가서 원래의 경로를 찾아서 진행한다.

남산재 도착.

다시 시작된 오르막이 상당거리 지속되더니 내리막으로 바뀐다.

비음산, 정병산 갈림길 도착.

 

여기서 정병산쪽으로 진행해야 용추계곡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비음산 정상을 거쳐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지도 모르겠음.)

 

여기서부터는 나무데크와 계단이 지루하게 계속된다.

같이 걷고있던 산객의 말씀으로는 철쭉축제가 매년 개최되는 장소라는데, 말씀대로 양쪽으로 이미 꽃은 져버린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내려가다보니 용추계곡갈림길.

 

사진이 흔들렸다.

 

이제는 용추계곡을 따라 지루한 내림길이다.

 

너무 지쳐있었던 터라 중간 중간 쉬어가며 내려온다.

 

내려오다 보니 목은 마른데, 준비해간 물이 떨어져버렸다.

 

덱크에 앉아 환담중이던 분들에게 한모금을 청했더니 흔쾌히 마시다만 생수병을 내어주신다.

 

오늘 하루종일 애타게 마시고 싶었던 얼음물을 한모금 들이키니 조금 갈증이 가시는 듯하지만 얼마가지 않는다.

 

계곡의 물을 보니 알탕으로 땀으로 목욕한 몸을 씻고 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주위의 행락객들로인해 그러지도 못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산행하면서 오늘만큼 알탕의 유혹을 진하게 느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드디어 산행종점인 용추계곡입구 도착.

 

설치되어있는 에어분사기로 먼지 털고, 걸어내려오니 노점이 보인다.

얼려진 생수 한병사서 갈증을 해소하고 버스정류장 확인하여 정류장으로 이동.

 

시행착오를 거쳐 59번 버스를 타고 대청계곡 입구에서 하차, 차량회수하였는데 버스내에서 땀냄새로 타 승객들에게 혐오감이나 주지않을지 염려했으나 다행히 승객이 많지않아 빈차 같아서 부담을 덜었다.

 

다시 어두운 남해안 고색도로를 달려 귀가함으로서 오늘 산행을 종료하였다.

 

오늘 걸은 길은 계곡에서 시작하여 계곡에서 종료하지만 중간에는 물 한방울 구경할 수 없고 수풀에 가려 전망도 막혀져 있으므로 이 계절엔 절대 권하고 싶지않은 코스이다.

 

봄 가을이라면 나름 운치 있을 것도 같지만, 마치 극기훈련을 한 것 같다.

 

내게는 의미있는 숙제같은 산행을 마치고 나니 기분은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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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