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없었잖아!
깜빡 잊고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만, 쐬주 한잔하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나네요.
잊어버리기전에 남겨둬야 될 것 같아서 저녁늦게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일전의 부산산악문화축제때의 이야기.
본행사의 행사 참석자에게는 주최측에서 하계용 등산티셔츠를 나누어 줬더랬습니다.
주최측으로서야 수량도 한정되어 있고 본행사 참석율 저조를 이유로 그랬겠지만, 무대앞에 마련된 자리에 모이는 분들만을 대상으로 교환권을 나누어 주고, 행사후 교환권과 셔츠를 교환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텐트에서 참석 회원님들 뒤바라지을 하며 고생하고 계시는 회원님 혹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참석은 늦으지셨지만 행사에 적극 협조 하여 주셨던 꼭 챙겨드리고 싶은 분들이 못받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별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는 조금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그래서 행사후 연맹회장님께 요청하였더니 고맙게도 5장을 더 가져다 주셨습니다.
5장을 나누어 드리다 보니 그래도 몇장이 모자라더군요.
추가 요청은 염치없어 못하겠고,,,,
마침 옆에 某 이사님께서 한장을 들고 계시는 게 보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어떤 포스트를 맡고있는 분들이 하나라도 더 양보하고 회원들을 배려하여야 한다는 아주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해서, 양보하시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선선히 내어 주시면서 선문답처럼 하시는 말씀.
"원래 없었잖아,,,,,,,,,,"
시련을 겪으며 세상를 달관 해서 하시는 말씀인지, 자조섞인 한마디였는 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취해 있었지만,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는 느낌이었다면 과장일까요.
그렇지요.
원래 없었던 것 맞지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갖고 있는 것을 마치 원래 가지고 있었던 것 처럼 생각하며 나누어 쓸 생각은 안하고 혼자만 더가질려고 하고 있는 거지요.
하지만 우리가 이세상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건 다 원래 우리에게 없었던 거지요.
단지 잠깐 빌려서 쓰다 가는 거에 불과 한 거지요.
그날 저녁의 그 한마디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저도 탐욕을 경계하는 한마디로 두고두고 새겨 볼 얘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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