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Power Supply 수리

 

얼마전부터, 본체를 비롯한 주변기기의 전원선을 모두 연결해둔 멀티탭의 전원은 차단하지않은 상태에서 컴퓨터의 전원만 꺼두었다 켜면 즉시 부팅이 개시되지만, 멀티탭의 전원까지 차단한 후 수시간을 두었다가 다시 켜면 수분후에야 BIOS 화면이 나타나고 부팅이 시작되는 증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제일먼저 파워가 의심스러웠지만 분해가 귀찮아서 일단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RAM등을 점검해봤습니다만 이상없는 것 같고, C-MOS BackUp 전지를 교체해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할 수없이 파워를 분리, 분해했습니다.

파워는 Enhence의 서버용 600W 모델(ENS-0246) 입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부품을 구입하여 오래 사용하는 성격이라 7, 8년 정도 전에 약간 고가에 구입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제품이라 제조처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힘들고 가능하더라도 수리비가 요즘의 파워가격을 감안할 때 왠만한 신품 파워의 가격보다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도 버리고 새로 구입하기는 너무 아깝고해서 자가 수리해보기로 했습니다.

 

 

복잡한게 딱히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만, 상당히 복잡하고 대부분 디스크리트 부품이 채택되어있고 구성이 충실합니다.

장착된  FET등의 반도체 부품들의 용량이 넉넉해 보이고, 콘덴서들도 대만제이긴 하지만 105 ℃급 제품이 채택되어 있습니다. 2개의 냉각팬도 전원공급 기판이 각각 따로 설치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복잡해서 FET등의 부품이 파손되었다면, 수리에 애먹을 것, 아니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육안으로 살펴본바로는 FET등은 손상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Active PFC 전단의 고압부의 대용량 전해콘덴서(330uF, 450V)가 약간 부풀어 올라 있고, 사진상으로는 분간이 힘들지만 후단의 작은 전해콘덴서(10uF, 50V)도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그런데, 10uF 콘덴서는 PFC 회로로 짐작되는 작은 기판을 분리해야지만 교체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많이 번거럽네요. 그래도 가지고 있는 부품을 뒤져보니 10uF 콘덴서는 마침 동일한 규격의 부품이 있어 분해하여 교체했습니다만, 330uF 콘덴서는 없어서 구입을 할려고 찾아보니 용량과 내압이 동일한 부품은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사이즈(25Φ, 50mm)까지 동일한 부품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판매처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알고있는 부품가게에 전화를 해봐도 없고, 억지로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겠으나 공간이 좁아 사이즈가 다른 부품으로 교체도 어려울 것 같고 난감하더군요. 할수없이 삼화 콘덴서, 삼영콘덴서 대리점을 검색하여 전화로 알아봤더니 한군데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보유한 재고가 없어 공장에 수배해서 구해주시더군요. 가격은 부품상에서 구입한다면 2~3천원에 구입할 수 있겠지만 약간 비싼 6천원에 택배비까지 9천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감지덕지 했습니다. ㅎ

 

 

 

어제 부품이 도착하여 교체하고 분해한김에 냉각팬도 분해해서 베아링에 윤활유 좀 주입하여 재조립하고 무부하상태로 전압을 측정해봤더니 3.3V, 12V, 5V 모두 정상전압이 출력되었습니다만, 5V S/B 전원은 5.05V로 무부하상태임을 감안하면 약간 낮은 것 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장착하고 전원을 투입했더니 팬회전 소음도 없고 즉시 부팅됩니다. 며칠 더 살펴봐야겠지만 수리된 것 같군요.

 

요즘 괜찮은 500W 급 파워의 가격이 4만원 초반대인 만큼 수리해서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2012년 12월 12일

수리후 며칠동안 매일 12~3시간씩 가동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걸 보니 전해콘덴서의 용량감퇴가 원인이 맞았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