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山 山2009. 8. 25. 06:49

국제신문에 천성산 제1봉 답사기가 올라왔길래 모처럼 혼자 다녀 왔습니다.

국제신문 산행기 원문

여러사람들에게 연락하기도 번거럽고, 혼자만의 시간도 갖고 싶어 홀가분하게 갔다 왔습니다.

또, 기사와는 달리 여름산행지로는 별로 탐탁해 보이지 않아 여러사람들 데리고가면 불평만 들을 확율이 높았기에 그냥 혼자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걷기에는 좋을 것 같군요.

배낭에 물만 챙겨 출발했습니다.

아침식사도 안했고, 도시락도 준비안했기 때문에 장림시장의 김밥집에 들러 김밥 세줄 사서 1줄은 운전하면서 아침식사로 먹고, 두줄은 중식으로 배낭에 넣어 둡니다.

전혀 밀리지않는 강변도로,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양산 인터체인지를 거쳐 산행기점인 용소마을에 도착하

니 채 8시가 되지 않았군요.

고속도로 변 공터에는 나보다 먼저오신 산행객이 타고오신 것으로 추측되는 차량이 1대 주차되어 있네요.

 

나도 그옆에 주차해두고 배낭 추스려 메고 출발합니다.

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해 올라가니 산행객의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판이 반겨(?)줍니다.

분별없는 산행객들의 행위로 농작물등의 피해가 많아서 그런지, 이마을 주민들은  산객들에게 호감보다는 유감이 많은 듯합니다.

들머리를 제대로 못찾아 약간 헤멘 후 지도와 GPS의 도움을 받아 길을 찿아 산행시작합니다.
산행 중 지나칠 용소폭포는 이지역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므로 물놀이를 금한다는 경고판이 서 있습니다.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기전 깻잎인지 콩잎인지 푸르른 색깔이 싱그럽습니다.

 

첫번째 개울이 나타납니다.
화엄벌까지는 이런 개울을 몇번이나 건너면서 계곡을 따라 걷기도 하고 산속을 걷기도 하며 올라가게 됩니다.

 

산행로는 마을 주민들이 늘 다니는 길이라 그런지 뚜렷하고 아주 편안합니다.

 

약 15분정도를 걸어 올라가 "용소폭포"에 도착합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 좀 씻고 올라가고 싶었으나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한다는 경고를 읽었던 터라 손도 한번 안담그고 그냥 올라갑니다.

올라가다 문득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낙엽 색깔의 작은 뱀이 순식간에 산길을 가로 질러 사라지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계속 올라갑니다.

위에서 사람소리는 들리는 데, 보이지는 않는군요.
30여분을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걸으며 땀흘리며 걷다보니 제법 너른 임도가 나타납니다.
조금 걷다보니 아까 들리던 말소리의 주인공들이 걸어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서로 인사하고 함께 걷다보니 방송탑이 나타납니다.

그냥 지나칠뻔 했습니다만, 방송탑 바로옆에 기막힌 전망바위가 있군요.
가까이로는 천성산 일원, 멀리로는 영취산, 신불산이  모두 조망되고 아래로는 내원사 주차장이 내려다 보입니다.
경치에 감탄하며 한참을 머물며 조금전 만난 분에게 부탁하여 증명사진도 한장 촬영합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하여 임도를 따라 걷다 산길로 접어듭니다.
지금부터는 약간 가팔라집니다.
땀흘리며 올라가니 무엇을 보호하는 것이지는 모르겠으나 나무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조금더 가니 이정표가 보입니다.

 

조금더 올라가니 바위로 막힌 임도입니다.
이정표도 있고,, 내가 아는 그 산악회인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한 이름의 산악회 명칭이 기재된 진행방향지시종이가 길바닥에 돌로 눌려져있군요.
쉬는 동안 젊은 분들 두어팀이 지나갑니다.
약간 땀 식힌후 다시 출발.

지금부터는 꽤 된비알이군요.

 

지도와 GPS를 대조하여 보니 조금만 더 올라가면 화엄벌이군요.
힘을 내어 땀흘리며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조금씩 하늘이 열립니다.
화엄벌 바로 아래에서 멋진 소나무를 한그루 만났습니다.

 

드디어 화엄벌에 올라 섰습니다.
순간 눈앞으로 하늘이 열리며, 넓디넓은 고산습지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가을의 황금빛으로 물든 모습도 아름답지만, 푸른빛의 억새도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군요.

 

여기서 잠시 머물며 주변의 경치를 조망합니다.
천성산 1봉이 손 뻗으면 닿을 것같이 가까이 보이고 멀리 금정산 고당봉, 장군봉, 계명봉이 모두 조망되며, 발아래로는 양산시가지가 내려다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숲길이라 햇빛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부터 화엄벌이 끝나는 지점까지는 햇볕을 가려줄 숲이없습니다.
햇볕을 고스란히 내려 받으며 더위속에 화엄벌의 목제 방책을 따라 걷는데, 다리에 쥐가나는군요.
잠깐 쉬며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진정시킨 다음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천성산 2봉 갈림길에 도착하여, 원효암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잠시후, 너덜지대입니다.
걷기 힘들군요.

 

참고 걸어가니 샘터입니다.

 

여기서 자리잡고 아침에 사갖고 온 김밥으로 요기를 합니다.
약간 처량한 느낌이 듭니다만, 그만큼 홀가분 하기도 합니다.

식사후 출발, 지금부터는 거의 내리막입니다.
잠시후 3거리 도착, 직진하여 원효암방향으로 향합니다.
거대한 바위 옆을 돌아 넘어가니 원효암입니다.

 

대웅전 밖에서 합장으로 참배하고, 몇해전 번개로 조성되었다는 천광약사여래불을 모신 약사여래전을 올라갔습니다만, 천광약사여래불로 가는 길은 막아놓고 중간에 불전을 조성해 놓았군요.
살짝 아쉽습니다.
돌아내려와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 3거리에서 왼쪽 홍룡사쪽으로 내려갑니다.
아주 가파르군요.
중간 중간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늘은 다리상태가 안좋아 내려가는 것도 힘이 많이 듭니다.
1시간 정도를 참고내려오니 홍룡사입니다.

 

역시 대웅전 밖에서 합장으로 참배를 대신합니다.
홍룡폭포를 올라가 보았습니다.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가 더위를 식혀주는 듯 합니다.

 

홍룡사를 나와 국도변 버스 정류장으로 걷기 시작하는 데, 조금 내려오니 올라오고 내려가는 차량들로 차량정체가 극심하여 도로가 주차장이 되었군요.

뙤약볕아래에서 차량들이 내뿜는 배기가스와 열기속을 걸으려니 고통스럽습니다.
오늘 걷는 구간중 가장 힘든 구간이 될 것 같습니다.

탁족이라도 할만한 곳이 없나 둘러봅니다만, 계곡은 가족단위의 피서객들로 복잡하여 발디딜 틈도 없어 보입니다.
씻는 것은 포기하고 걸음을 빨리하여 내려 오는데, 혼자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여러사람 데리고 왔으면 불평불만들이 대단했을 것 같습니다.

 

힘든걸음으로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다보니 발바닥이 화끈거립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차량들에게 부탁하여 타고 내려가고픈 마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땀냄새 풍기며 남의 차량 태워달라기도 미안하고, 태워주는 사람도 불쾌할 테니까요.
약20분정도를 걸으니 대석 저수지가 보입니다.

 

조금더 내려오니 고속도로위를 넘어가는 육교가 나타나고 육교를 넘어가니 버스정류장이 있군요.
잠시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여 탑승하고 주차해둔 곳으로 가서 차량회수하여 귀가하였습니다.
돌아올 때는 국도로 오다가 화명동에서 강변도로 진입하여 왔습니다만, 고속도로와 비교해서 별로 시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걸은 이 코스는 여름철 평일이면 몰라도 휴일에는 절대 비추입니다.
그러나 가을철에는 가볼만 하겠군요.

오랫만에 걷긴 했지만 너무 힘이 든단 생각을 했었는 데, GPS 기록을 살펴보니 걸은 거리가 15Km를 넘네요.
힘들만 했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 산행은 힘은 들었지만 적지않은 시간을 혼자 상념에 잠겨 걸을 수있어 좋았고, 고단한 만큼 모처럼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늘 산행의 고도와 거리표 입니다.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