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2011. 12. 18. 12:37

뉴스건 드라마건 보면 욕나오는 볼거리만 잔뜩이고,
- 특히 작가라는 어리고 사고체계도 덜 성숙된 것으로 보이는 년의 각본에 의한 방송으로 온나라를 상당기간 혼란에 빠뜨렸던 것들이 있는 放送局은 어째서 아직도 閉局이 안되고 버젓이 放送局으로 존재하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사실만을 전달하면 되는 프로에 작가가 왜 존재해야되는 지도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 시청자는 무식하기때문에 친절하게 사실을 각색하고 지들의 사상과 판단을 함께 이야기해줘야 하는 걸까요?? -

취향에도 맞기때문에 다큐멘터리를 즐겨 봅니다.

내쇼널 지오그래픽 채널이 주 시청채널이었는데, 얼마전부터 지역 유선방송에 채널이 사라져 버렸군요.

물론 IPTV도 시청하고 있으므로 IPTV로 시청하면 되지만 셋톱켜서 부팅 기다리고 하는 게 번거러워 잘 안보게 되는데, 그마저도 유료로 변경되어 버렸군요.

디스커버리채널은 내쇼널지오그래픽의 인접채널이였던 관계로 채널 탐색중 중간중간 본적이 있었지만 그동안은 그다지 흥미로운 내용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NGC를 볼 수 없게되면서 집중적으로 시청하면서 꽤 괜찮은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중 베링해에서 King Crap 조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의 얘기를 그린 "생명을 건 포획" 을 발견하곤 시청하고있습니다.

 


예전에 같은 바다를 경험한 시절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내용이 공감이 갑니다.

당시에는 우리 선원들 보다는 미국 어선원들이 훨씬 낳은 환경에서 근무할 것이란 막연한 상상을 했었더랬는데,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는 실상을 알 수 있었습니다.(수입은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만)

더불어 그네들의 프론티어적 기질과 용기를 다시한번 알게 되었구요.

조업의 종류에 따른 작업의 특성이 다르기는 하지만, 당시 내가 승선했던 선박보다 훨씬 작은 배로 우리 같으면 조업을 포기하고 피항해야할 정도의 악천후속에서도 조업을 감행하는 그들의 투지에 감탄합니다.

우리나라 트롤어선이 베링해에 출어할 당시에는 어선중에는 가장 규모가 크고 대우가 나은 선박들이 베링해에서 조업을 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후는 달라졌지만 당시에는 부산 출항하여 만선후 부산항으로 다시 돌아올때까지 45일 정도 였습니다. 베링해까지 15일, 조업 15일, 돌아 오는데 15일, 15일 조업에 수천톤의 선박이 만선을 할 정도로 어획자원이 풍부했었습니다. 한마디로 물 반 고기 반.

항로는 일본의 북해도와 혼슈의 사이 쓰가루 해협을 통과하여 북해도와 캄챠카 반도의 동쪽을 따라 북상하다가 알류산 열도의 가장 서쪽끝에 있는 아튜 섬과 가장 근거리에서 아튜섬쪽으로 변침하여 아튜섬 북쪽을 통과하여 베링해로 들어섰습니다.

조업개시전, 본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더치하버 항에서 미국측 업저버(일종의 감독원)을 승선 시킨후 조업을 하고 조업완료후 다시 더치하버항으로 가서 업저버를 하선 시킨후 귀항길에 올랐었지요, 당연하지만 업저버는 선내에서 숙식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특별 대우를 받으며 조업을 감독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철저한 근무자세는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업저버로 젊은 여성이 승선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는데, 우리말로 닉네임을 지어주는 경우도 있었구요.

그 후 또 우리나라와 일본 및 북미 간을 왕복하는 원목 운반선에 승선할 시에도 항로는 베링해를 거치게 되어 있어(대권항로) 베링해 혹은 근처를 일년에 몇번씩 지나다녔는데, 기상이 양호하면 알류산열도의 아래로, 악천후시에는 더치하버항을 통과하여 베링해를 통과하며 항해 했었습니다.

겨울철의 북미 대권항로, 카나다 서안, 알류산 열도 부근, 캄차카 반도 동안, 북해도 동안 어느 해역 한군데도 잔잔한 해역없고 파도 참 대단하지요. 그래서 본선의 자체 판단외에 기상전문가들이 제공해주는 Ocean Route 등의 유료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항로를 결정하여 위험을 최소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기상이 좋아지는 건 아니므로 긴장의 연속입니다. 그나마 알류산 열도의 북쪽 베링해역은 알류산 열도가 어느정도 방파제 역할을 해주므로 약간은 덜 거칩니다. 그러다가 이동성 저기압 이라도 하나 잘못 조우하게 되면 긴장은 배가 되구요. 겨울철의 북태양상에서 발달하는 이동성 저기압은 태풍보다 훨씬 위협적입니다. 태풍도 무섭고 위력이 강하지만 대체적으로 그 영향권을 비교적 빨리 벗어날 수 있으므로 오랫동안 시달리는 경우는 적지만 이동성 저기압은 경우에 따라서는 항로를 따라 움직이게 되므로 항차 내내 시달리게 됩니다.

이야기 나온김에 대권(Great Circle)에 관해 잠깐 얘기 하자면.
우리주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머케이터 도법으로 작성된 세계지도상에서, 임의의 두점간 가장 가까운 거리를 구하라고 하면 두점을 직선으로 이은 거리라고 생각할 테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구상의 두 점을 잇는 가장 가까운 거리는 지구의 중심을 중심으로 하는 지구 표면상에 접하면서 두점을 통과하는 원주의 호의 길이 입니다. 그 원을 대권(혹은 대원)이라고 부르는 거구요. 지세하게 설명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므로 요만큼만.^^(참고 : http://sangug.tistory.com/16)

북미 원목운반선 승선시의 일화 하나.

알래스카의 어느항 인근에서 원목 선적을 할 때의 일입니다.
보신 분은 알고 있겠지만 원목선은 원목이란 화물이 중량보다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갑판하부의 선창만이 아니라 갑판위에도 원목을 싣게 됩니다. 원목은 바닷물에 담겨 뒀다가 선적하게 되는데, 물에 젖은 원목은 상당히 미끄럽기 때문에 바닥에 스파이크가 달린 작업화를 신고 작업을 합니다. 엄청난 크기의 원목이 크레인에 매달려 왔다 갔다 하는 사이를 피해 왔다 갔다하며 작업을 해야하는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마땅히 외출을 할 곳도 없기에 조타실에서 작업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판위에 상당한 높이로 원목을 적재했을 때 일에 서툰 본선의 말단 선원 한사람이 미끄러져 갑판위로 추락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즉시 갑판부원들에게 확성기로 알렸습니다만,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할 선원들이 주저주저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미국인 포어맨이 욕설과 함께 뛰어내려가더니 업고 올라오더군요. 다행히 추락한 선원은 약간의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별일이 없었습니다만, 참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일류는 그냥 일류가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이 세계속에 경찰국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그런 국민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여간 요즘 먼 옛날을 회상하며 마치 내가 거친 바다에 있는 듯한 착각속에서 흥미진진하게 프로그램 시청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본 프로그램은 PandoraTV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는데, 얼마전에 바꾼 안드로이드폰으로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Posted by Ami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