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2009. 8. 19. 05:18

어제 낮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폭우가 퍼붓고,  세상 모든 것을 날려 버릴 듯한 기세로 바람이 불더니 오늘 아침엔 구름 조금인 하늘에 햇빛이 찬란합니다.

 

폭풍우가 몰아쳐도 역시 그뒤엔 변함없이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었던 게지요.

 

우리네 인생도 그런 거 아닐까요.

 

힘든 시절을 겪을 때엔 어려움이 언제나 계속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뒤에 빛나는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

 

태풍이야기를 하다보니 예전 해상 생활 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짧지않은 세월동안을 바다위에서 보내면서 거센 폭풍우도 많이 많났고 죽음에 가까이 다가갔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의 내색할 수 없었던 불안하고 심란하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당시의 포스트가 통신장(흔히 국장이라고 부릅니다)이었기때문에 기상도를 수신해서 캡틴과 해석하고 상의해서 항로를 결정하고는 했었더랬습니다.

 

바람이 아무리 심해도 상황을 알고는 있지만 서로가 그에 관하여서는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대양에서 만나는 바람은 물론 겁나고 견디기 힘들었지만, 육지 가까이서 만나게 되는 바람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한번은 타이완의 카오슝에 기항했을 때 태풍이 다가왔습니다.

 

육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귀가를 서두르고 방송에서는 연신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만 당국에서는 암벽(선박을 접안하는 시설) 파손 우려의 이유로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로 나가라고 하더군요.

 

그 서글픔이란....

 

출항해서 항구 근처 연안에 닻을 내리고 태풍과 온몸으로 맞서는 밤을 보냈습니다.

 

방송에서는 연신 피해상황을 방송하는데, 엄청난 바람에 가로수가 뽑혀나가고 건물의 부착물들이 날아다니고 있더군요.

 

본선 근처에 있던 선박들이 좌초되고 육지로 떠밀려 올라가기도 했었구요.

 

닻을 놓고 기관을 가동하여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선수가 향하도록 조종하면서 버티는 데 한번씩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올 때는 아찔하였습니다.

 

육지의 불빛을 눈앞에두고 겪고있는 위험한 상황에 더욱 참담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아침의 찬란한 태양이 떠올랐을 때 심신은 지쳐 있었지만 하늘은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던지....

 

 

힘든 상황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이 힘들고 어렵다는 상황이 제게는 공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풍이야기 조금 할까요.

 

태풍(Typhoon)은 동태평양의 저위도(적도 부근)해상에서 발생합니다.

 

처음엔 열대성 저기압(TD: Tropical Depression)으로 시작하여 서진하면서 해상의 고온 다습한 에너지를 흡수하여 발달하게 됩니다.

 

열대지방에서는 태풍이 발생하여 열기를 빼앗아 가지 않으면 더워서 살기가 힘들 거라고 합니다.

 

열대지방 주민에게는 태풍이 고마운 존재가 되는 거지요.

 

진행방향은 발생초기에는 서진하다가 북회귀선을 지나면서 방향을 바꾸어 북동쪽으로 진행하게 되지요.

 

올라오면서 점점 발달하여 강풍(Gale), 폭풍(Storm)의 단계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이동 경로는 통계를 살펴보면 월별로 약간씩 다릅니다.

 

초여름에 발생하는 태풍은 북회귀선을 지나면서 선회하여 중국쪽으로, 다음엔 우리나라쪽으로, 늦여름이나 초가을에는 알본쪽으로 올라간다고 알고 있었습니만, 어제의 태풍은 대만을 거쳐 중국쪽으로 갈 줄 알았더니 대뜸 우리나라로 상륙을 해버리더군요.

 

가끔은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 데, 어제의 태풍이 그랬지 않나 싶습니다.

 

태픙의 명칭도 지역별로 다릅니다.

 

태평양에서는 Typhoon, 인도양 및 뱅골만에서는 Cyclone, 대서양 및 카리브해에서는 Huricane이라고 부릅니다.

 

태풍에는 눈이 있고 "태풍의 눈"이라고 부르지요.

 

태풍의 눈에 들면 거짓말 처럼 바람도 자고 구름한점없이 하늘도 깨끗합니다.

 

그러나 눈지역을 벗어나면 그야말로 비바람이 몰아치게 되지요.

 

저는 태풍의 눈도 경험 해봤습니다.

 

태풍은 좌반원보다는 우반원이 훨씬 세력이 강 합니다.

 

그래서 어제도 부산 경남지역이 우반원에 들어있었으므로 피해가 많았지요.

 

일기예보를 보면 자주 나오는 이야기들

 

기압 : 글자 그대로 공기의 압력을 의미하는 데 단위로는 예전에는 mb(milibar)를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hPa(hectopascal)을 사용합니다. 1기압은 1013hPa로 대기중에 수은주가 760mm높이일 때의 기압을 의미하지요.

 

저기압 : 30년전에 제가 海技士 시험을 칠 때 시험관이 물었던 질문입니다. 간단한 건데, 의외로 제대로 답변들을 못하더 군요.

주위의 기압보다 낮은 기압을 의미합니다.

 

고기압 : 주위의 기압보다 높은 기압을 이야기 합니다.

 

풍속 : 육지에서는 m/s 즉 1초에 공기가 몇미터나 가느냐로 주로 표현합니다만, 해상에서는 노트(knots)를 사용합니다. 1노트는 1시간에 1해리(해상마일, 1852m)를 가는 속도 입니다. 여기서의 해상마일은 육지에서 사용하는 마일과는 다릅니다. 외제차량의 속도계기에 씌여져 있고는 하는 마일은 1마일=1609.3m입니다. 해상마일은 경위도의 "초"의 거리가 1852m 이기때문에 거기서 유래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m/s를 노트로 환산하게 되면 m/s X 3600초 / 1852 가 되겠지요.

 

오늘은 중언부언 얘기가 많았습니다.

 

그저 상식으로 읽어두면 해롭지는 않을 얘기라서 한번 써봤습니다.

 

선상생활 시절의 에피소드도 많습니다만 하나씩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Amisan